경기 앞둔 '절친' 이상화 어깨 토닥토닥 해주는 '쏘스윗' 크라머
여자 500m 스피드스케이팅을 앞두고 이상화를 응원하는 네덜란드 국가대표 스벤 크라머의 모습이 포착됐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같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서 남다른 친목을 다져온 '빙속 여제' 이상화와 '빙속 황제' 크라머의 다정한 모습이 포착돼 빙상팬들의 마음을 '심쿵'하게 했다.
지난 18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가 열렸다.
우리나라 이상화가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경기인 만큼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대회에 앞서 중계 카메라에는 음악을 들으며 몸을 풀고 있는 이상화의 모습이 담겼다. 그때 이상화의 곁으로 오렌지빛 옷을 입은 남성이 다가왔다.
그는 네덜란드의 살아있는 스피드스케이팅 전설 스벤 크라머였다.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경기를 마친 크라머는 오른손에 스케이트화를 들고 이상화의 어깨를 다독이며 다정히 말을 걸었다.
이상화는 어느덧 긴장된 표정을 풀고 크라머를 보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어색한 기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상화가 겉옷을 벗으며 경기 준비에 나서는 동안 크라머는 꽤 오랜 시간 그의 곁에 머물며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의 우정은 이상화의 SNS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8일 이상화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가 왔드아! 내 경기장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길!'이라는 글과 함께 평창 경기장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이상화 뒤로 오른팔을 번쩍 들고 승리의 'V'를 그리고 있는 크라머가 눈에 띈다. 이상화는 해당 게시물에서 크라머를 태그했고, 크라머 역시 '좋아요'를 눌렀다.
평소에도 두 사람은 경기장에서 서로에게 장난을 칠만큼 절친한 사이로 유명하다.
특히 크라머는 이상화 외에도 우리나라 스피드스케이팅 맏형 이승훈과도 친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쟁자이기에 앞서, 같은 운동선수로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선수들의 우정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한편 이날 이상화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에서 37.33으로 고다이라 나오(일본·36.94)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이상화는 아시아 최초로 올림픽 3연속 메달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크라머가 이끄는 네덜란드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대한민국에 이어 2위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