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 제거 수술을 받던 여성의 뇌에서 '쌍둥이 자매'가 나왔다
두통을 호소하던 여성을 괴롭히던 것은 '종양'이 아니라 26년간 잠들어 있던 쌍둥이였다.
[인사이트] 황비 기자 = 엄마의 배 속에서 숨진 쌍둥이 형제가 26년 동안 나의 뇌에 잠들어 있었다면 어떤 기분일까. 조금 으스스하게 들리기도 하는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다.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인도 여성 야미니 카라남(Yamini Karanam)의 뇌 속에서 자라다 만 쌍둥이의 배아가 발견된 사연을 재조명했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 다니는 인도 출신 여성 야미니는 어느 순간부터 알 수 없는 질병에 시달렸다.
두통은 물론 글쓰기와 읽기에 어려움을 느꼈고, 주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었다.
병원을 찾은 야미니는 검사 끝에 '뇌종양' 진단을 받았고,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을 받기로 했다.
마침내 수술 날이 다가왔고, 수술을 위해 야미니의 뇌를 열어본 의사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야미니를 괴롭히던 뇌 속 종양의 정체는 다름 아닌 '쌍둥이의 배아'였다.
이 쌍둥이는 뼈, 머리카락, 치아까지 있는 '테라토마(teratoma)'로 야미니의 뇌 속에 잠들어 있었다.
테라토마란 배아줄기세포 또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의 분화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분화된 기형종을 말한다.
자궁에서 쌍둥이 중 하나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나머지 배아 속으로 흡수돼 몸에 접합돼 태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야미니의 경우가 그런 경우였다.
야미니는 과거 엄마 배 속에서 쌍둥이었지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자라지 못하고 자신의 몸속으로 흡수되면서 뇌 안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수술을 집도한 라이르 샤히니안 박사는 "평생 7천~8천번의 뇌종양 제거를 해봤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딱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야미니는 "마치 나의 '악마' 쌍둥이가 지난 26년간 나를 고문한 기분"이라며 "그래도 상태가 좋아 완전히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황비 기자 be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