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시한부' 아빠에게 인생 마지막 '개기일식' 보여준 딸
죽어가는 아빠와 딸은 99년 만에 미국을 관통한 아름다운 개기일식을 눈물을 흘리며 감상했다.
[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딸은 죽어가는 아빠에게 마지막으로 개기일식을 꼭 보여주고 싶었고, 두 사람은 하늘에 펼쳐진 장관을 눈물을 흘리며 감상했다.
지난 23일(현지 시간) 미국 abc뉴스는 테네시 주 내슈빌 지역에 사는 시한부 아빠 윌 로버트(Will Roberts, 93)와 딸 헤디 모리슨(Hedy Morrison)의 사연을 보도했다.
4년 전 아빠 윌은 갑작스럽게 뇌졸중에 걸렸다. 뇌 기능의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급속하게 발생하는 뇌졸중은 윌을 말 한마디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때부터 딸 헤디는 윌을 위해 헌신적인 간호를 했다.
아빠 윌이 사는 집 옆으로 이사 온 헤디는 아침, 저녁으로 아빠를 위해 식사를 차리고, 산책하러 가는 등 정성껏 돌봤다.
헤디는 "20년 전 남편은 자식 셋을 두고 세상을 떠났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막막했을 때 아빠가 많은 힘이 됐다"며 "아빠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 인제 내가 아빠를 도울 차례다"고 말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기적적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윌은 딸 덕분에 99년 만에 미국을 관통한 '개기일식'도 감상했다.
헤디는 이번 개기일식이 아빠 윌의 인생에서 마지막임을 알았다.
삶을 떠나기 전 아빠에게 꼭 개기일식을 보여주고 싶었던 헤디는 윌을 휠체어에 모시고 밖으로 나갔다.
헤디는 아빠 윌이 편히 볼 수 있도록 휠체어를 기울였고, 윌은 달이 해를 가리는 지상 최대의 쇼에 놀라워했다.
헤디의 딸 몰리는 "난 살면서 엄마같이 아빠에게 잘하는 효녀를 본 적이 없다"며 "부모님을 진심으로 모시며 점점 다가오는 이별을 준비하는 엄마가 안쓰럽지만 자랑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