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1일(금)

롯데, 재계 5위 내줬지만 6위는 지켰다...사드·코로나·PF 지나 남은 142조

롯데그룹이 공정자산 기준 재계 5위 자리를 한화그룹에 내줬다. 다만 사드 사태와 일본 불매, 코로나19, 부동산 PF 경색, 석유화학 장기 부진을 거친 뒤에도 142조원대 자산을 유지하며 포스코에는 앞섰다.


지난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롯데의 공정자산총액은 142조4200억원으로 6위였다. 한화는 149조6050억원으로 5위에 올랐고, 포스코는 140조5840억원으로 7위였다. 롯데와 한화의 격차는 7조1850억원, 롯데와 포스코의 격차는 1조8360억원이다.


롯데는 지난해 공정자산 순위에서 5위에 올랐지만, 올해 한화에 밀려 다시 6위로 내려왔다. 지난해 143조3160억원이던 공정자산은 올해 142조4200억원으로 8960억원 줄었다. 10대 그룹 가운데 공정자산이 감소한 곳은 롯데가 유일했지만, 자산 규모는 여전히 140조원대를 유지했다. 포스코와의 격차도 줄었지만 올해도 재계 6위 자리는 지켰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순위가 내려앉은 건 다소 아쉽지만, 롯데가 지난 10년 가까이 겪은 충격을 감안하면 6위 방어 자체가 사실 '저력'으로 보인다.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중국 롯데마트 철수와 면세·관광 수요 위축이 이어졌다. 2019년 일본 불매 정서 확산 때는 그룹명 자체가 소비자 인식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2020년 코로나19는 면세점, 호텔, 리조트, 영화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소비 사업을 동시에 눌렀다.


건설과 화학 부문도 순위 방어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롯데건설 유동성 부담은 그룹 재무 이슈로 번졌다. 이후 롯데건설은 PF 보증 규모를 2022년 말 6조8천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3조1천억원 수준까지 줄였다. PF 부담은 여전히 그룹 재무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지만, 정점 대비 규모는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롯데케미칼 부진도 재계 5위 방어를 어렵게 한 요인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업황 둔화가 겹치면서 화학 부문은 과거처럼 그룹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지 못했다. 면세·호텔·유통·식품·호텔·화학·건설을 함께 들고 있는 롯데에는 외부 충격이 업종을 바꿔가며 반복됐다.


이번 순위 변동은 한화의 확장과 롯데의 방어가 겹친 결과다. 한화는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조선·방산 자산을 키웠고, 글로벌 방산 수요 증가가 겹친 반면 롯데는 신규 성장축 확대보다 본업 회복에 자원을 배분해야 했다.


롯데 입장에서 올해 순위표에 남은 숫자는 6위다. 5위는 내줬지만 6위는 지킨 것이다. 다음 순위표에서 롯데의 변수는 롯데케미칼의 이익 회복, 롯데건설 PF 잔액, 유통·호텔 부문의 현금창출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