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롯데와 포스코를 제치고 재계 5위에 올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키운 화약·방산 기반에 김동관 부회장이 공들여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솔루션이 더해지면서 공정자산 순위가 바뀌었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한화의 공정자산총액은 149조60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5조7410억원보다 23조8640억원 늘었다. 순위는 7위에서 5위로 두 계단 뛰었다.
지난해까지 한화보다 앞에 있던 두 그룹은 각각 한 계단씩 내려갔다. 기존 5위였던 롯데는 142조4200억원으로 6위가 됐다. 포스코는 140조5840억원으로 7위에 자리했다. 한화는 올해 공정자산 기준으로 롯데를 7조1850억원, 포스코를 9조210억원 앞섰다.
롯데는 유통·화학·호텔·면세를 앞세워 재계 상위권을 지켜왔지만 올해 한화에 밀려 6위로 내려갔다. 포스코도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를 앞세워 사업 확장을 이어왔지만 한화보다 뒤로 밀렸다. 삼성, SK, 현대차, LG는 1~4위를 유지했다.
한화가 두 계단 뛴 데에는 방산과 조선, 에너지 계열사의 자산 확대가 작용했다. 김승연 회장이 화약·방산을 그룹 주력으로 키워온 가운데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솔루션을 앞세워 방산·조선·에너지 사업을 넓혀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무기와 항공우주 사업을 맡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후 각국 국방비가 늘면서 방산 계열사의 사업 규모도 커졌다. 한화시스템은 레이더와 전자체계 사업을 담당한다. 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을 출범시켰고, 한화오션 편입으로 조선과 해양 방산도 그룹 안으로 들어왔다. 이를 통해 상선과 특수선 사업을 확보했다. 기존 지상·항공 방산에 해양 방산이 붙으면서 방산 사업의 범위도 넓어졌다.
에너지 쪽에서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가 태양광과 발전,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맡고 있다. 한화는 방산에 조선과 에너지를 더한 뒤 올해 공정자산총액 149조6050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와 HD현대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지난해 공정자산 기준 한화는 125조7410억원, HD현대는 88조7200억원으로 37조210억원 차이였다. 올해는 한화가 149조6050억원, HD현대가 89조200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격차가 60조4050억원으로 커졌다. 한화가 1년 새 자산을 23조8640억원 늘리는 동안 HD현대는 48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은 102개로 지난해보다 10개 늘었다.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3669조5000억원, 매출액은 2095조2000억원, 당기순이익은 156조8000억원이었다. 삼성, SK, 현대차, LG, 한화 등 상위 5개 집단은 전체 자산의 48.4%, 당기순이익의 70.5%를 차지했다. 공정위는 향후 기업집단별 주식소유 현황, 내부거래, 지배구조 현황을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