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1일(화)

"흔들려도 원칙은 남았다"... 100년 기업 유한양행 이끈 '유일한 정신'

국내 제약업계에서 '100년 기업'이라는 타이틀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창업과 성장, 위기를 거쳐 한 세기를 버틴 기업은 드물기 때문이다.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든 기업의 시작에는 창업자가 있다. 유한양행의 출발점에도 창업자 유일한이 존재한다.


그는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철학을 강조해 왔다. 이른바 '유일한 정신'으로 불리는 이 가치관은 단순한 창업 이념에 그치지 않고, 회사 운영 전반에 깊이 자리 잡았다.


사진 제공 = 유한양행


유일한 정신이 추구해 온 '정직'은 회사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 꾸준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1969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유일한은 자식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는 선택을 내렸다. 회사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특정 오너 일가에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를 과감히 버린 것이다.


한평생 "회사는 개인의 소유물이 아닌 사회의 것"이라고 강조한 유일한의 기조가 오늘날의 100년 기업을 만든 셈이다.


이러한 '유일한 정신'은 회사의 사업 전략에서도 드러난다. 유한양행은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해 왔다. 단기간 성과를 기록하기 어려운 제약 산업 특성상, 이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럼에도 회사는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꾸준한 투자를 이어왔고, 이는 곧 '버티는 힘'이 됐다.


유한양행 창업주 故 유일한 박사 / 사진 제공 = 유한양행


이 같은 흐름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연구개발 중심 전략을 유지하면서도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유한양행이 지난 1월 R&D데이에서 공개한 파이프라인은 총 29개인데, 이 중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이 12개, 공동개발이 8개, 기술도입이 9개로 나타났다. 전체의 절반 이상이 외부와의 협력 프로젝트인 셈이다.


외부 혁신 기술 선점을 위한 바이오벤처 투자 역시 공격적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바이오벤처에 1097억 원을 투자해 왔다. 당장의 부담감이 있더라도 바이오벤처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에 힘쓰겠다는 의지다.


그렇게 개발된 신약으로 발생하는 매출을 다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의 구축이 회사가 그리는 이상적인 미래다.


사진 = 인사이트


물론 유한양행이 걸어온 100년의 시간 모두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회사는 업계 전반이 겪어온 가격 규제, 리베이트 논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다양한 변수를 맞아왔고, 이 속에서 끊임없는 전략 수정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정직'을 내세운 회사의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유한양행이 쌓아온 시간은 자체로 '신뢰'가 됐고, 회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신뢰의 100년, 약속의 100년"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이 아닌 '원칙'에 있음을 몸소 증명한 유한양행. 회사는 지난 100년을 있게 한 '유일한 정신'으로 앞으로의 100년을 그리고 있다.


사진 제공 = 유한양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