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1일(화)

"롤 하던 실력으로 비행기 띄워봐라"... 관제사 인력난에 '게이머' 채용 나선 美 교통부

지난 20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만성적인 항공관제사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비디오 게이머' 영입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최근 열린 세마포르 세계경제포럼 인터뷰에서 "게이머들을 관제사로 채용하려는 시도가 야생마처럼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더피 장관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게이머들이 화면을 보며 동시에 대화하고 복잡한 상황을 처리하는 방식은 실제 관제탑 업무와 매우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그는 게임을 통해 다져진 감각이 고연봉 직업인 관제사 업무에 적합하며, 이를 통해 게이머들이 가족을 부양할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FAA는 모집 공고를 낸 지 단 13시간 만에 800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렸으며, 이 중 약 7250명이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등 유례없는 지원 속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화려한 수치 이면에는 냉혹한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2026년 현재 미국 항공업계는 관제사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관제사 인력은 6% 감소한 반면, 항공편은 10% 증가했다.


팬데믹과 정부 셧다운 등이 인력난을 심화시킨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더 큰 문제는 지원자가 아무리 많아도 실제 현장에 투입되기까지의 과정이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는 점이다.


관제사가 되기 위해서는 적성검사와 신체검사, 보안 심사를 통과한 뒤 오클라호마시티에 있는 FAA 아카데미에서 4~6개월간의 혹독한 훈련을 거쳐야 한다.


숀 더피 / GettyimagesKorea


이후 현장 실습까지 포함하면 정식 인증을 받는 데만 최대 6년이 소요된다. GAO는 "전체 지원자 중 최종 훈련을 마치고 자격을 얻는 비율은 단 2%에 불과하다"며 "아무리 많은 게이머가 지원해도 단기간에 인력난을 해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더피 장관의 낙관론을 향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지원서를 내는 건 쉽지만 관제탑에 실제로 앉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7250명이 '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 과거의 기준과 동일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완전한 관제사를 양성하는 데 수년이 걸리는 만큼, 지금의 성과는 이전 정부부터 쌓아온 과정의 산물일 뿐"이라며 더피 장관의 발언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