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포항·광양제철소 협력사 현장직원 약 7천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회사는 원·하청 구조 개선과 안전체계 혁신을 앞세웠지만, 이번 방안은 전체 외주 인력의 일괄 흡수보다 '조업 연관성'을 기준으로 짜였다. 7천명 직고용이라는 숫자보다 어떤 인력을 어떤 기준으로 먼저 안기로 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지난 8일 포스코는 조업지원 협력사 직원 직접 고용 로드맵을 발표했다. 철강 생산 공정의 조업을 지원하는 협력사 현장직원 약 7천명을 순차적으로 직고용하겠다는 내용이다. 회사는 이를 두고 산업현장 원·하청 관계의 구조적 문제를 풀고, '위험의 외주화'를 끊기 위한 안전관리 혁신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15년 이상 이어진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일단락하겠다는 점도 공식적으로 내걸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직고용 대상 범위와 관련해 "이번 직고용 대상은 조업 연관성을 고려해 결정했다"며 "철강생산 공정과 직접 연관된 작업을 수행하는 조업지원 협력사 현장직원들"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모든 하청 직원을 전면적으로 직고용하는 방식은 아니다.회사가 먼저 제시한 기준은 상생이나 고용 안정이라는 추상적 표현이 아니라 '조업 연관성'이었다. 전체 협력사 인력을 한 번에안는 방식이 아니라, 생산 공정과 가장 밀착된 현장 인력부터 먼저 직영 체계 안으로 들이는 구조다.
채용 방식도 일괄 전환과는 거리가 있다.회사 측은 "직무 가치와 근무 경력 등을 고려해 채용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했다. 처우와 관련해서도 "직무 가치에 따라 합리적인 임금체계, 기존 직영 직원과 동일한 복리혜택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가 이번에 내놓은 것은 '7000명 일괄 흡수'가 아니다. 조업 연관성으로 대상을 가르고, 직무 가치와 근무 경력으로 채용과 임금체계를 다시 설계하는 방식이다. 상생과 안전혁신을 내세웠지만, 대상과 처우를 나눠 설계한 점이 더 두드러진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하청 갈등과 소송 부담도 놓여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달(3월) 24일 주주총회에서 하청 노동자 불법파견 문제를 '단순 소송이 아닌 사회적 문제'라고 규정하며 조만간 확실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이번 발표에서 15년 넘게 이어진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의 일단락을 직접 언급한 것은 그 연장선이다.
후속 쟁점은 남아 있다. 어디까지를 조업과 직접 연관된 업무로 볼지, 직무 가치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 협력사 경력을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복리혜택은 같게 두고 임금체계를 달리 가져가기로 한 만큼, 직군 간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