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9일(목)

"쓰레기 줍기도 실력이다"... 이치로 기록 넘보는 오타니, 은사가 밝힌 '성공 비결'

오타니 쇼헤이의 기록 행진 뒤에는 야구 기술을 넘어 글로벌 인성과 목표 설정을 강조한 은사 사사키 히로시 감독의 교육 철학이 있었다.


지난 8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며 연속 출루 기록을 42경기로 늘렸다.


9일 선발 등판 경기에서 출루에 성공할 경우, 2009년 이치로가 세운 일본 선수 최장 기록(43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오타니 같은 선수가 되기 위한 '등용문' 격인 대회가 지난달 일본에서 열렸다. 


오타니 쇼헤이 / GettyimagesKorea


'봄 고시엔'으로 불리는 '선발고교야구대회'로, 오타니는 모교 하나마키히가시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이던 2012년, 투타를 겸업하는 '이도류'로 등판해 초대형 홈런을 터뜨리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학교가 추구하는 목표다. 단순히 야구만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는다.


지난달 열린 '봄 고시엔' 현장에서 만난 오타니의 은사 사사키 히로시 감독은 인재 육성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드러냈다.


이날 하나마키히가시 응원석에는 고시엔에서 보기 드문 영어 현수막이 걸렸다. "이와테에서 정상까지(From Iwate to the top)"라는 문구는 학교의 시야가 이미 세계를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사키 감독은 "글로벌 시대엔 세계에서 승부하는 기업이 살아남듯, 학생들도 야구만 할 게 아니라 영어도 꼭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타니 쇼헤이 / GettyimagesKorea


하나마키히가시는 과거 이와테현 출신 학생들로만 팀을 꾸리던 평범한 학교였다. 그러나 2001년 사사키 감독 취임 이후 체질이 바뀌었다.


2009년 기쿠치 유세이를 앞세워 고시엔 준우승을 차지했고, 그를 동경해 입학한 오타니까지 메이저리그를 평정하자 전 세계에서 입학 문의가 쏟아졌다.


학교 측은 2025년부터 타 지역과 외국인 학생들에게 문호를 넓혔다. 이미 독일 학생이 입학했으며, 일본어 수업이 가능하다면 한국 학생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오타니의 성공 비결로 꼽히는 '만다라트 계획표' 역시 사사키 감독의 작품이다. 대학 시절 실력 부족으로 야구부에서 제명당하는 좌절을 겪었던 사사키 감독은 독서를 통해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는 "28세에 지도자로 고시엔에 나가겠다"는 목표를 수첩에 적었고, 실제로 30세에 그 꿈을 이뤘다. 스승의 실패와 재기 과정에서 탄생한 '목표 달성법'이 오늘날 '쓰레기 줍기'로 운을 모으는 오타니 쇼헤이라는 괴물을 만들어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