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1분기 주식재산은 전체적으로 늘었지만, 3월 중동 변수 앞에서는 결과가 뚜렷하게 갈렸다.
지난 2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천억원 이상 총수 45명의 전체 주식평가액은 103조5545억원으로 1월 초보다 10조3324억원(11.1%) 늘었다. 다만 2월 말 130조650억원까지 불어났던 규모는 중동 전쟁 이후 20.4% 줄었다.
이에 대해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주식시장이 거침없이 오르고 있을 때 중동 전쟁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증가세가 한풀 꺾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밝게 웃은 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1분기 동안 25조8766억원에서 30조9419억원으로 5조648억원 늘어 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 회장(1조4512억원),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1조3094억원), 정몽준(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1조1514억원) 등도 같은 기간 주식평가액이 1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재용 회장은 2월 말 한때 39조9427억원까지 치솟은 뒤 최근 한 달 새 9조원가량 줄었지만, 1분기 전체로는 확실한 플러스를 남겼고 3월 말 기준 총수 주식재산 1위 자리도 지켰다.
반대로 가장 무겁게 끝난 쪽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다. 김 창업자의 주식재산은 1분기 1조7175억원 이상 줄어 감소액 기준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방시혁 하이브 의장(6181억원) 이해진 네이버 의장(2789억원) 이용한 원익 회장(2652억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1566억원) 등이 주식재산이 1천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줄어든 김범수 창업자의 주식재산 감소율은 무려 26.2%에 달했다. 3월 말 기준 4조8281억원으로 전체 총수 가운데 5위였지만, 2월 말 6조5천억원대에서 3월 말 4조8천억원대로 밀린 흐름은 낙폭의 강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카카오는 2월 말까지 유지하던 흐름을 3월에 사실상 모두 반납했다.
'중동 리스크'라는 같은 거시적 악재를 맞고도 1분기 성적표는 정반대로 갈렸다.
삼성은 3월 충격에도 누적 플러스를 지켰고, 카카오는 누적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시장이 단순한 중동 리스크만 본 것이 아니라 종목별 체력과 기대치를 함께 가려 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카카오로선 '중동 변수'라는 외풍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숫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