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31일(화)

신촌 이전으로 새판 짠 SM... 이사회 출석률은 '과제'

SM그룹이 신촌 이전 이후 지역 상생을 적극 내세워 왔지만, 총수 책임경영을 가늠하는 이사회 출석을 두고는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오현 회장은 신촌·이대 일대 지역경제 활성화 공로로 서대문구 감사패를 받았고, 회사도 사옥 이전 효과와 지역 상권 기여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그러나 총수 책임경영을 판단하는 자리는 이사회다.


SM그룹은 지난해 4월 마곡사옥에서 신촌민자역사로 본사를 옮긴 뒤 신촌 일대 상권과의 상생을 그룹 차원의 메시지로 키워 왔다. 우 회장도 신촌사옥 근무 인원이 1천명 수준으로 늘어나는 만큼 주변 상권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가 구내식당 대신 인근 상권 이용을 유도한 점도 여러 차례 강조해 온 부분이다.


반면 각사 사업보고서와 관련 집계를 보면 우 회장의 주요 계열사 이사회 출석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남선알미늄 이사회에는 지난해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고, 티케이케미칼과 에스엠벡셀 등에서도 출석률이 낮았다. 대한해운처럼 절반을 넘긴 곳도 있었지만, 여러 계열사에 이름을 올린 것과 실제 이사회에 나온 횟수 사이 차이가 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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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단순히 출석률 숫자만 낮다는 데 있지 않다. 이사회는 투자, 차입, 인사, 합병, 대표이사 선임처럼 회사 방향을 바꾸는 안건을 다루는 자리다. 남선알미늄만 봐도 STX건설 주식 양수도, 합병계약 체결 및 승인, 대표이사 선임, 주요 여신 및 차입 약정 같은 안건이 이사회에 올랐다. 총수가 여러 계열사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면 이런 의사결정 과정에 얼마나 직접 관여했는지가 책임경영의 기준이 된다.


기관투자자들도 이사회 출석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 국민연금은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의무 수행이 어렵거나 직전 임기 동안 이사회 참석률이 75%에 못 미친 이사 후보에 대해 반대할 수 있도록 지침을 두고 있다.


SM그룹의 경우 이 문제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우 회장은 그룹 내 15개 계열사와 재단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총수가 여러 회사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은 아니다. 책임경영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그 수가 많아질수록 각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충분히 관여할 수 있는 구조인지에 대한 의문도 따른다.


더구나 그룹은 사옥 이전과 자산 정리에는 비교적 분명한 방향을 보여 왔다. 신촌은 새 거점으로 키우고, 옛 마곡사옥은 매각 추진 단계에 들어갔다. 그룹의 외형과 공간 배치는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총수의 이사회 참여와 역할에 대한 설명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회사 측은 우 회장이 대규모 투자 결정 등 중대한 안건이 상정될 때 제한적으로 참석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무엇을 중대한 안건으로 보는지 기준이 공개된 적이 없다. 투자와 차입, 인사와 합병이 이사회에서 다뤄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참석 기준부터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우오현 SM그룹 회장 / 사진 제공=SM 그룹


우 회장이 왜 이렇게 많은 계열사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지, 그 구조가 실제로 어떤 책임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주요 계열사 의사결정 과정에 얼마나 직접 관여했는지. 시장과 주주가 묻는 것은 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