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7일(금)

"매일 만석이었는데..." 중동 사태에 두바이행 항공편 '유령 비행기' 속출

중동 사태 여파로 세계적인 환승 허브였던 두바이가 텅 빈 항공기 좌석을 마주하고 있다. 안보 불안 우려로 관광객들이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베트남 매체 Z뉴스는 타임스 오브 인디아 보도를 인용해 미국과 유럽에서 두바이로 향하는 에미레이트 항공 항공편 상당수가 승객이 거의 없는 상태로 운항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십 년간 유럽·아시아·아프리카를 잇는 핵심 허브 역할을 해온 두바이는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각국이 미사일과 드론 위협을 피하기 위해 영공을 폐쇄하거나 제한하면서 더욱 악화됐다. 항공편 취소와 우회 운항이 이어지며 지역 항공망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비어 있는 두바이행 항공편 객실 / 틱톡 'alishhba.s', 'melanievllemot'


최근 항공편 운항이 점차 재개되고 있지만, 실제 데이터는 회복세가 고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미레이트 항공은 분쟁 이전 수준의 약 75%까지 회복을 시도하고 있는 반면, 다른 항공사들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에티하드 항공과 에어 아라비아는 약 50%, 플라이두바이는 33%, 카타르 항공은 20%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여행 수요 감소와 비용 상승이 항공사들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안전 확보를 위한 우회 항로 선택으로 비행 시간이 늘었고, 항공유 가격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중동 관광 산업도 항공 산업과 함께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관광협회(WTTC)에 따르면, 이 지역의 국제 관광 지출은 하루 약 6억 달러(한화 약 9030억 원) 감소하여 20일 간 총 120억 달러(약 18조 6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


여행객 신뢰도도 크게 흔들렸다. 중동 사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을 당시, 일부 부유층은 두바이를 떠나기 위해 최대 25만 달러(한화 약 3억 7000만 원)를 지불하고 전세기를 이용하기도 했다.


한산한 두바이 해변과 쇼핑몰 / 엑스(X)


호텔 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단 일주일 만에 8만 건 이상의 예약이 취소됐고, 고급 호텔의 할인에도 수요 회복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대응에 나섰다. 해외로 떠난 외국인에게 이달 31일까지 비자 재발급 없이 재입국을 허용하고 벌금도 면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 조치는 지난 2월 혼란 속에서 떠난 수많은 외국인 전문가와 자본의 이탈을 막기 위한 긴급 대응으로 평가된다. UAE는 국제 인력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 만큼 안정과 복귀를 강조하고 있다.


빠른 회복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두바이 관광 산업은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다. 라이트하우스 인텔리전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두바이 호텔 객실 점유율은 90%에서 16%로 급락했다.


영국항공, 에어프랑스, KLM 등 주요 항공사들은 두바이행 항공편 운항 중단을 3월 말까지, 일부는 6월까지 연장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 GettyimagesKorea


이에 따라 국제 여행객들은 두바이 대신 싱가포르나 이스탄불과 같은 대체 지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