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핵무기가 1만 기를 넘어선 가운데 지난해에만 141기가 추가되는 등 핵보유국들의 전력 증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가동 중인 핵무기의 총 폭발력은 과거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자폭탄 약 13만 5000개의 위력과 맞먹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히로시마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 8월 6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원자폭탄이 사용돼 14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보고서는 핵탄두 수가 지난 2017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에만 141기가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집계돼 군비 경쟁의 심각성을 더했다.
전체 핵탄두 중 약 40%는 지하 격납고(사일로)의 탄도미사일이나 이동식 발사대, 잠수함, 폭격기 기지 등에 즉시 투입 가능한 상태로 배치됐으며, 나머지는 예비용으로 보관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공식ㆍ비공식 핵보유국 9개국은 실전 배치된 핵탄두 외에도 해체됐거나 해체를 앞둔 약 2500기의 핵무기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국가별 움직임도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ICAN은 중국과 인도, 북한, 파키스탄, 러시아가 노골적으로 핵전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미국 또한 핵무기 증강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영국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총 9개국이 핵보유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제사회의 폐기 노력은 여전히 높은 벽에 가로막혀 있다. 2017년 핵무기금지조약(TPNW) 채택과 2021년 발효를 주도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ICAN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핵을 가진 9개국은 조약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독일 등 나토(NATO) 회원국 다수와 한국 역시 '핵우산' 유지를 이유로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현재 TPNW 가입국은 99개국에 머물러 있어, 핵 보유국들의 전력 증강 추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