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7일(금)

"난 평화 원했는데..." 트럼프, 이란전 비난 여론에 軍에 책임 전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이란 군사 행동에 대한 반대 여론이 60%를 넘어서는 등 책임론이 불거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작전의 책임을 군부로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신임 국토안보부 장관 임명식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은 (이란과) 협상을 원하지 않았고 오직 완전한 승리에만 관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평화 협상을 하는 것에 대해 "매우 실망했던 유일한 두 사람"이라며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지난 23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도 헤그세스 장관이 이란과의 전쟁을 처음 주장한 인물임을 강조하며 "헤그세스 장관이 제일 먼저 나서서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놔둘 수 없다'고 말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옆에 앉아 있던 헤그세스 장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희미한 미소를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마치고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1.4/뉴스1


이 같은 발언을 두고 현지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커진 비판 여론을 의식해 군부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는 '책임 전가'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를 문제 삼으며, 이란의 핵무기 확보 저지라는 초기 전쟁 목표가 흐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책임 전가 행보 속에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에 이란과의 전쟁을 몇 주 안으로 마무리하라는 구체적인 지침까지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비공개 대화에서 전쟁이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언급하며, 당초 자신이 공언했던 4~6주 일정에 맞춰 조기 종전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호르무즈 해협 / AzerNews


미국은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공습을 시작했으며, 오는 4월 중순이면 6주를 맞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서둘러 종전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전쟁 장기화에 따른 미군 부상자 발생(290여 명) 등 정치적 부담을 줄이고, 5월 중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전 외교적 걸림돌을 치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이란이 여전히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데다, 이스라엘의 독자적인 군사행동 가능성도 남아 있어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대로 전쟁이 단기간 내 마무리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