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0일(화)

환율·중동 리스크에도 삼성 공채... AI·반도체 인재 확보 속도전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18개 계열사가 10일부터 17일까지 상반기 신입사원 지원서를 받는다. 채용 절차는 직무적합성 평가를 거쳐 4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5월 면접, 건강검진 순으로 진행된다. 삼성은 1957년 국내 최초로 공개채용을 도입한 뒤 올해까지 70년째 정기 공채를 이어오고 있다. 주요 대기업 집단 가운데 정기 공채 제도를 유지하는 곳은 사실상 삼성뿐이다.


눈에 띄는 것은 시점이다. 중동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은 최근 장중 1500원 선을 넘나들었다. 국내 증시도 급락세를 보이며 변동성이 커졌다. 대외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커진 국면에서 삼성이 공채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한 것은 채용을 단순한 인력 충원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 확보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뜻에 가깝다.


삼성은 이번 채용과 관련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 성장 동력 육성을 위해 국내 투자와 청년 채용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 상황을 고려하면 진심이 느껴진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지금 글로벌 산업계에서는 AI 인프라 확대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고,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1조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메모리와 데이터센터, 첨단 공정과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인재 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번 공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내놓은 기존 발언과도 맞물린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대통령실 간담회에서 국내에서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키울 수 있도록 관련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삼성은 지난해 9월 향후 5년간 6만명 신규 채용 계획을, 11월에는 국내 450조원 투자 계획을 각각 발표했다. 이번 상반기 공채는 당시 약속이 실제 채용 절차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읽힌다.


공채 제도 자체가 갖는 의미도 적지 않다. 청년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한 취업 기회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조직의 세대 교체와 기술 내재화를 함께 추진하는 통로다. 삼성은 여성 공채 도입, 학력 제한 폐지, GSAT 도입 등으로 채용 제도 변화를 이끌어 왔다. 


최근에는 삼성청년SW·AI아카데미(SSAFY)를 통해 8000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했고, 마이스터고 대상 문호 확대와 기능경기대회 입상자 특별채용도 이어가고 있다. 5년간 6만명 채용 계획에서도 반도체와 바이오, AI 분야 중심의 채용 확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번 상반기 공채에서 삼성은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는 국면에서도 반도체와 AI, 바이오를 중심으로 한 인재 확보 기조를 흔들지 않았다. 투자만으로는 성장의 방향을 정할 수 있어도, 실제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서 나온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대외 여건이 불안할수록 채용과 인재 육성을 더 늦출 수 없다는 삼성식 판단이 이번 공채에 그대로 담겼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