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사용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도파민 디톡스'가 실제로는 큰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도파민은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 보상 예측과 학습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이 물질은 동기 부여뿐만 아니라 기분, 주의력, 기억력 등 다양한 뇌 기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게임, 자극적인 영상 콘텐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손쉽게 도파민을 분비시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이러한 쉬운 쾌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뇌는 점차 내성을 형성하게 되고, 더욱 강한 자극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각종 중독 위험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쾌락 자극을 일정 기간 차단하는 '도파민 디톡스'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디지털 디톡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거나 사용 시간을 대폭 줄이는 것입니다. 대신 산책, 명상, 독서 등의 활동을 통해 집중력과 행복감을 되찾으려는 시도가 이루어집니다.
독일 마인츠대학교와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237명을 대상으로 2주간 진행한 실험에서는 이러한 도파민 디톡스의 효과가 제한적임이 밝혀졌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디지털 디톡스 기간 동안 소셜미디어를 완전히 차단했으며, 스마트폰의 모든 알림 기능을 끄고 비행기 모드로 설정했습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확인하기 위해 디톡스 횟수나 지속 시간에 대한 강제 조건은 두지 않았습니다.
연구 결과, 디지털 디톡스는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바로 그 순간에만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참가자들이 디지털 기기와 단절된 시점에서 기분, 에너지, 사회적 연결감에 대한 설문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그 효과의 크기는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사회적 연결감 항목도 7점 만점에서 평균 0.28점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기분과 에너지 항목의 점수 상승폭은 각각 0.16점, 0.18점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스트레스 관련 지표는 디지털 디톡스와 아무런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이 정도의 상승폭은 실제로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체감하는 경우라도 순간적으로 기분이 약간 좋아지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욱이 이러한 긍정적 효과가 지속되는 참가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효과가 몇 시간 동안 유지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으며,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2~3시간 이내에 디톡스의 영향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또한 참가자가 디톡스에 대한 의지가 부족할 경우에는 오히려 짜증, 반발심, 불안감, 외로움 등의 부정적 반응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도파민 디톡스 자체의 의미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디톡스 과정이 실제 도파민 분비와 의미 있는 연관성을 갖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설령 도파민 분비 억제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그 결과가 사람들의 기대만큼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도파민이 부족하면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질 뿐더러, 도파민과 무관한 요소에 대한 중독 사례도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연구를 이끈 마인츠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앨리샤 길버트 연구원은 "결국 사람들의 기분 개선에 기여한 것은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겠다고 스스로 결심한 그 자체였다"며 "디지털 디톡스만으로는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려우며, 특히 부모 등이 강제로 시행한다면 더욱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저널 '세이지(SAGE)'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연구(Communication Research)' 최근 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