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14일(수)

바다 돌진해 처자식 3명 살해한 가장, 무기징역서 감형... 이유 봤더니

가족 3명을 바다로 몰고 들어가 숨지게 한 50대 남성이 2심에서 무기징역에서 징역 30년으로 감형을 받았습니다.


지난 13일 광주고등법원 형사2부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50)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 무기징역을 파기하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살인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독립된 인격체이자 보호받아야 할 미성년 자녀들의 생명을 빼앗은 행위는 부모의 책임을 저버리고 자녀들의 신뢰를 배신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어 "왜곡된 인식과 잘못된 판단으로 가족 전체의 삶을 파괴한 행위는 우리 사회에서 절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범죄"라고 판시했습니다.


뉴스1


하지만 재판부는 감형 이유로 "A씨가 반사회적 의도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고, 자신의 손으로 가족을 살해하고 홀로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평생 죄책감과 후회 속에서 살아갈 것으로 판단된다"며 "원심의 무기징역은 책임에 비해 과중하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6월 1일 오전 1시 12분경 전라남도 진도군의 한 항만 선착장에서 동갑내기 아내와 두 아들(18세, 16세)을 태운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이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노무팀장으로 일하던 A씨는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1억 6천만 원의 빚을 지게 되었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아내를 돌보는 것이 힘들다는 이유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또한 임금체불 신고가 접수되어 노동당국의 수사를 받게 되자 장래를 비관했던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A씨는 같은 해 5월 30일 오후 5시 12분경 가족여행을 핑계로 무안의 한 숙박업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후, 다음 날 목포와 신안 등을 거쳐 진도로 이동했습니다. 이동 과정에서 목포 평화광장 근처에서 가족들에게 '영양제'라고 속이며 수면제를 희석한 자양강장제 음료를 마시게 했습니다. 이 수면제는 아내가 평소 다니던 병원에서 처방받은 것이었습니다.


A씨는 차량을 바다로 몰고 들어가 아내와 두 아들을 숨지게 한 후 혼자만 차에서 빠져나와 인근 야산에서 하룻밤을 숨어 지냈습니다.


목포해경


이후 선착장에서 약 3km 떨어진 상점에서 전화를 빌려 형과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지인의 차량을 이용해 광주로 이동한 A씨는 범행 44시간 만에 광주 시내에서 긴급체포되었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와 사망한 아내는 자녀들의 맹목적인 신뢰를 악용해 자신들을 믿고 따르던 자녀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바다에 빠진 후 40분여 만에 혼자 육지로 올라온 행위는 인간의 본성마저 의심하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응당한 처벌을 내려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이런 범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검찰이 구형한 무기징역을 그대로 선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