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지가 한국 영화 산업의 심각한 위기 상황을 진단하며 K팝 산업 역시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 29일(한국시간) 가디언지는 '거의 붕괴:한국영화 위기의 이면, 그리고 K팝도 안전하지 않은 이유(Almost collapsed: behind the Korean film crisis and why K-pop isn't immune)'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이 매체는 한국 영화 산업의 현재 상황을 '거의 붕괴(Almost collapsed)'라고 표현했습니다. 국내 극장 관객 수는 2019년 2억 2600만 명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히 감소했으며, 박스오피스 매출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가디언지는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일시적 침체가 아닌 구조적 쇠퇴로 진단했습니다.
한양대 제이슨 베처베이즈 교수는 "한국영화의 경쟁력은 중간 예산 영화와 신인 감독의 실험에서 나왔지만, 제작비의 상승과 투자 위축으로 그 기반이 사라졌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또한 "다수의 창작 인력이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로 이동하면서 극장 중심의 산업 구조도 빠르게 약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디언지는 극장 개봉 후 OTT 공개까지의 기간인 '홀드 백(Hold Back)' 단축도 문제점으로 지적했습니다. 관객들이 극장 관람을 미루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 추진 등 극장업계의 변화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K팝 산업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가디언지는 2024년 K팝 실물 음반 판매량이 10년 만에 감소한 점을 언급하며, 팬덤 중심의 성장 모델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애리조나주립대 정아름 교수는 "K팝 산업이 핵심 팬덤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 전략이 과거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와 같은 글로벌 현상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가디언지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서구권 취향에 맞추는 과정에서 K팝 고유의 정체성이 옅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동시에 "한국적 미학을 활용한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성공하고 있지만, 제작과 수익의 중심은 해외에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대응책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5년간 51조4000억원 규모의 포괄적인 문화 투자 계획으로 대응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 또한 JYP엔터테인먼트 설립자 박진영을 대통령 문화위원회 공동의장으로 임명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가디언지는 "해외 확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원래 국제 관객을 끌어들였던 문화적 진정성을 침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