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1일(목)

'국민적 습관'이라는 냅킨 깔고 수저 놓기... "오히려 건강 해칠 수도"

식당에 앉으면 습관처럼 냅킨을 펼쳐 수저를 올려두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는 식탁이 비위생적일까 걱정돼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행동 입니다. 그런데 '당연한 위생 습관'으로 여겨온 행동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지난 8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연말 모임 시즌을 앞두고 시민들이 자주 사용하는 국내산 일회용 종이냅킨(위생용품) 21건과 화려한 그림·무늬가 인쇄된 수입산 장식용 냅킨(공산품) 84건을 대상으로 포름알데히드, 형광증백제, 벤조페논잔류 여부를 검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일반 식당에서 흔히 제공하는 흰색이나 갈색의 단순한 일회용 종이 냅킨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 제품은 위생용품으로 분류돼 관련 법규에 따른 엄격한 품질 관리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홈파티나 카페에서 분위기 연출을 위해 사용하는 화려한 장식용 냅킨이었습니다. 이들은 위생용품이 아닌 공산품으로 분류되는데, 검사 대상인 장식용 냅킨 84건 중 포름알데히드 8건, 형광증백제 14건, 벤조페논 23건이 미량 검출됐습니다.


검출된 물질들은 모두 인체에 해로운 성분들입니다. 포름알데히드와 형광증백제는 종이 생산 과정에서 첨가물로 사용되는데, 인체와 접촉 시 호흡기나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형광증백제가 입을 통해 체내에 들어가면 장염 등의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벤조페논은 인쇄 잉크에 잔류할 수 있는 발암성 물질로 분류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좌) 위생용품 일회용 종이냅킨, (우) 공산품 장식용 냅킨 / 서울시


안전한 냅킨을 구별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식당에서 제공하는 단조로운 디자인의 냅킨은 위생용품으로 수저받침이나 입 닦기 용도로 사용해도 안전합니다.


반면 예쁜 그림이나 화려한 무늬가 인쇄된 냅킨은 공산품으로 분류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연말연시에는 모임과 행사가 늘면서 종이냅킨과 같은 생활밀착형 제품 사용도 함께 증가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장식용 냅킨은 시각적 즐거움만을 위해 사용해야 하며, 입·손을 닦는 것을 피하고 음식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특히 피부가 민감하거나 아토피 등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함께 식사할 때는 냅킨 위에 수저를 올리는 행동을 피해야 합니다


가장 위생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냅킨 대신 식당에 앞접시를 요청해 수저받침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또는 개인 수저받침대를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