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간 금전 거래에 대한 남녀의 시각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연인에게 빌려줄 수 있는 금액에서 남성과 여성 사이에 약 150만원의 격차가 나타났습니다.
지난 25일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25~39세 미혼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연애 인식 조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오픈서베이를 통해 진행됐으며, 신뢰수준 95%, 표본오차는 ±4.38%포인트입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난 기간과 관계없이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37%에 달했습니다. 반면 '돈을 빌려줄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8.8%였습니다.
남녀 간 인식 차이는 더욱 뚜렷했습니다. 남성의 66.4%가 '돈을 빌려줄 수 있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51.2%만이 같은 의견을 보였습니다. 반대로 '빌려줄 수 없다'는 응답에서는 여성(44%)이 남성(30%)보다 14%포인트 높게 나타났습니다.
돈을 빌려줄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들의 이유를 살펴보면,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면 가능'이라는 답변이 30.8%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만난 기간이 오래됐을 경우 가능'(19.4%), '만난 기간이 짧아도 빌려줄 수 있다'(8.6%)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대로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답한 이들은 '어떤 이유든 상대와 돈거래를 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64.9%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뒤를 이어 '계산적인 관계가 되는 게 싫어서'(24.9%), '여윳돈이 없어서'(4.9%), '혹시라도 돌려받지 못할까 봐'(4.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전 거래가 가능하다고 밝힌 응답자들의 평균 금액은 372만9800원이었습니다. 성별로 구분하면 남성은 439만1200원, 여성은 290만3100원으로 약 149만원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연령대별 분석에서는 20대가 320만4100원, 30대가 398만9000원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빌려줄 수 있는 금액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가연 관계자는 "연인 사이 금전 거래는 애정의 깊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아선 안 된다"며 "필요할 경우 대화를 통해 서로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분쟁을 막기 위해 문서화 등 기본적인 장치를 갖추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