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패션 열풍, 워크업 등 초저가 브랜드 인기 급상승
경기 침체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패션 시장에 '초저가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을 내세운 가성비 브랜드들이 패션업계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특히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저가형 패션의 성장세가 눈에 띕니다.
1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워크웨어 콘셉트의 가성비 브랜드 '워크업(WORKUP)'이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워크업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매장 확장에 나서 불과 1년여 만에 130개 이상의 매장을 새롭게 오픈했습니다.
서울의 핵심 상권인 성수, 명동, 홍대 등에 직영점을 연이어 열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습니다.
튼튼한 품질과 합리적 가격, 소비자 마음 사로잡아
워크업의 인기 비결은 명확합니다.
4,900원부터 시작하는 반팔티셔츠 등 부담 없는 가격대와 튼튼한 소재, 그리고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작업복 스타일의 워크웨어 제품이지만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하기 좋은 실용적인 디자인이 특징인데요.
이러한 합리적인 가격과 충실한 품질이 입소문을 타면서 20~30대 MZ세대는 물론, 실속형 소비를 중시하는 40대 고객층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고가 브랜드들은 원가와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가격을 쉽게 낮출 수 없는 반면, 가성비 브랜드들은 효율적인 생산과 단순한 유통 구조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워크웨어 기반 브랜드들은 튼튼한 품질과 합리적 가격이라는 강점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 SPA 브랜드들의 약진, 해외 진출까지
가성비 패션의 강세는 워크업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에잇세컨즈(8SECONDS)는 국내 매장 운영을 강화하는 한편, 필리핀 시장에 진출하며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에잇세컨즈는 필리핀 마닐라의 대형 쇼핑몰 'SM 몰 오브 아시아' 매장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동안 마닐라 지역에 3호점까지 오픈할 계획입니다.
대형 패션기업들의 전통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정체를 겪는 사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SPA 브랜드들의 전략적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랜드리테일이 올해 초 선보인 SPA 브랜드 NC베이직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데요. NC베이직은 전체 제품의 약 80%가 3만원 이하로, 기존 SPA 브랜드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SPA 브랜드들의 실적 호조, '1조 클럽' 재진입
대형 SPA 브랜드들 역시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연매출 1조601억원을 달성하며 '1조 클럽'에 재진입했습니다.
탑텐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약 8% 증가한 97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랜드리테일의 전통 SPA 브랜드 스파오 역시 약 6000억원의 매출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소비자들의 '가성비' 소비 패턴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일상화되면서, 패션업계에서 가격 대비 가치를 중시하는 브랜드들의 약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존 패션업체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워크업과 같은 가성비 브랜드들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