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하철 공사현장, 폭우로 800m 구간 침수... 안전 우려 증폭
지난 14일 부산에서 200mm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하철 공사현장이 심각한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지하 공사 현장에서는 무려 800미터 구간이 완전히 물에 잠기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천장에서는 폭포수와 같은 물줄기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렸으며, 오늘 새벽 부산시 사상구 일대에 192mm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지하철 공사장까지 빗물이 유입된 것입니다.
800미터에 달하는 지하구간에는 약 5만 톤의 물이 가득 차 내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집중호우로 인해 단 4시간 만에 6미터 높이의 승강장이 물에 잠겼습니다"라는 현장 보고가 있었습니다. 이번 침수 구간은 인근 하천보다 지대가 낮아 상습 침수위험지구로 지정된 곳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오후 6시에 중대본 1단계가 가동됐음에도, 부산시는 방수처리 등 적절한 대비 조치 없이 통로 입구에 철판만 설치해 놓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침수 원인과 추가 피해 상황
부산교통공사 최의식 건설처장은 "사상교차로 자체 일대가 침수 지역이다 보니까 낙동강 쪽으로 흘러가야 하는 물이, 거기가 수위가 더 높으니까 물이 안 흘러간 어떤 영향으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폭우는 공사장 인근 인도에 깊이 80cm, 너비 50cm 규모의 땅 꺼짐 현상까지 유발했습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는 "통신관 쪽에서 물이 나와서... 어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흙이 유실됐기 때문에 메꾸는 거예요"라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이 지역에서 지난해에도 300mm의 폭우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트럭 2대를 삼켜버리는 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일대에서만 3년 새 15번의 크고 작은 땅꺼짐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지반 안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부산교통공사는 빗물을 제거한 후 선로 공사를 계속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대량의 빗물이 한꺼번에 유입되면서 발생한 높은 수압으로 인한 구조물 안전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정진교 교수는 "공동(빈 공간)이 발생했는지, 또는 부식이 발생했는지 이런 기타 등등을 안전 점검을 통해서 확인을 필히 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부산시는 이미 공사장 주변 새벽로 구간 53곳에 구멍을 뚫어 지반 공동 여부를 조사했지만, 또다시 폭우로 땅꺼짐 현상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2년 연속 폭우 시 땅꺼짐이 발생한 구간에서 대규모 침수까지 발생하자, 공사현장의 안전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