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러브버그 고향은 중국"... 전문가, 한국에 '30년 창궐' 경고

러브버그 일시적 사라짐, 전문가들 "내년이 진짜 위기" 경고


도심 곳곳을 뒤덮으며 시민들에게 불편을 안겼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최근 갑자기 자취를 감췄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며, 진정한 위기는 내년에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미 성충들이 수백만 개의 알을 땅속에 산란한 후 죽었기 때문인데요.


지난 4일 환경부 및 소속기관 직원들이 인천 계양구 소재 계양산을 중심으로 활동중인 러브버그 성체를 제거하기 위해 송풍기와 포충망을 활용해 방제 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신승관 교수는 최근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을 통해 러브버그의 실체와 대발생 원인을 설명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중국 산둥반도에서 유입된 외래종으로, 천적 부재와 풍부한 먹이 자원, 생태계 교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규모로 발생했다고 합니다.


신 교수는 "중국에서 온 러브버그는 앞으로 30년간 창궐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대응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러브버그는 직접적인 위생 해충은 아니지만, 대량 발생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쾌감이 크고, 성충의 수명이 짧으며 빛에 끌리는 특성을 보입니다.



특히 기후 온난화와 도시의 열섬 현상은 러브버그가 겨울을 생존하는 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해 향후 남쪽 지역으로의 확산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입니다.


러브버그 민원 급감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뉴스1


올해 러브버그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지역 중 하나인 인천시 계양구의 경우, 지난 6월 한 달 동안 접수된 민원이 47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62건)보다 7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그러나 7월 들어 상황은 급변해, 1일부터 11일까지 접수된 관련 민원은 31건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러브버그 성충이 사라진 것은 자연스러운 생태적 현상입니다.


성충은 주로 6~7월 사이 일주일 정도만 활동한 뒤 일시에 사라지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러브버그 암컷 한 마리는 300~500개의 알을 낳습니다.


이 알들은 유충으로 부화해 약 1년간 땅속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지금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내년에도 대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러브버그의 활동 영역도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뉴스1


공원, 산림, 하천변 등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점점 넓어지면서 서울 은평구, 인천 계양구에 이어 내년에는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생태계 교란 없는 장기적 방제 대책 필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참새나 사마귀가 러브버그를 잡아먹는다는 목격담이 올라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러브버그만 집요하게 찾아 먹는 특수한 천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한 러브버그가 주로 서식하는 자연 산림에 살충제를 뿌리면 오히려 생태계를 교란시킬 위험이 있어 화학적 방제보다는 생물학적 방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과거 꽃매미가 기생벌 등 천적 발견으로 개체 수가 억제됐듯 "러브버그도 천적 후보 생물을 찾아 사육·번식시키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신승관 교수는 "단기적 방제보다 생물 다양성 회복과 과학적 연구 기반의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스1


현재 러브버그는 국가 단위 방제 대상 해충으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일부 지자체와 보건소는 자체적으로 모니터링과 대응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충 활동을 고려한 사전 방역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