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윤석열 정부가 도입한 'AI교과서'... 5,300억 쏟아붓고 사실상 폐기

AI 교과서, 교육자료로 격하... 국회 교육위 통과


지난 10일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의 법적 지위를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도 최종 통과될 경우, AI 교과서는 교과서로서의 지위를 잃고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이날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해당 개정안을 표결 처리했습니다.


교육위 민주당 간사인 문정복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오랜 시간 숙고했으며 이재명 정부 들어서면서 지속해서 논의했다"며 교육부가 충분한 출구 전략을 마련해 오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교육위원회는 이날 AI 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2025.7.10 / 뉴스1


AI 교과서 퇴출 논란, 여야 대립 심화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번 개정안을 "AI교과서 폐기 선언"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AI를 활용한 학습으로 전 세계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인데도 교육 현장에서 선생님의 지휘와 감독하에 일어날 여러 목표를 우리 손으로 중단하는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법안 통과 이후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한 것에 대해서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번 개정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학교 현장의 대혼란이 우려된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AI 교과서 개발에 참여한 14개 업체들 역시 즉각적인 반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AI 교과서 교육자료 격하 법안 의결 관련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2025.7.10 / 뉴스1


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새 정부가 AI 3대 강국을 선언한 상황에서 AI교과서가 정책의 중심에서 제외되는 현실은 많은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며 "AI교과서에는 국비 5300억원, 인프라를 포함해 약 2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고 일부 기업들은 구조조정과 고용 축소에 처했다"고 밝혔습니다.


교과서와 교육자료의 차이, AI 교과서의 미래는?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시행령에 규정된 교과용 도서의 정의를 법률에 직접 규정하고, AI 교과서에 해당하는 사항은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교과서는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채택해야 하는 반면, 교육자료는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될 경우 AI 교과서의 채택률이 크게 떨어지고 결국 사실상 퇴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뉴스1


AI 교과서는 지난 3월부터 전국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영어·수학·정보과목에 도입되었습니다.


당초 해당 학년의 모든 학교에 의무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민주당의 반대와 교육 현장의 우려로 인해 교육부는 올해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방침을 수정했습니다.


현재 전국 1만 1932개 초·중·고교 중 AI 교과서를 1종 이상 채택한 학교는 지난 3월 기준 3870곳으로, 평균 채택률은 32%에 머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