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탭에 에어컨 플러그 꽂았더니... 8분도 안 돼 '화르륵'
최근 부산에서 어린 자매가 잇따라 숨진 2건의 화재 모두 발화원으로 멀티탭이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격전류를 초과한 멀티탭에 에어컨 플러그를 꽂고 단 7분 30초 만에 스파크가 튀면서 불이 붙는 모습이 확인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지난 10일 부산소방재난본부는 무더위 속 고전력 기기 사용에 따른 화재 위험을 경고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이날 실험에서 고전력 기기를 정격전류 미만 콘센트에 꽂았을 때의 경우를 가정했습니다.
이때 '정격전류'란 전기기기나 회로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최대 허용 전류를 의미하며, 설계 시 안전성과 성능의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정격 전류 10A(암페어)의 멀티탭에 15A 에어컨 1대, 10A 히터 1대의 플러그를 꽂아 정격전류를 2.5배 초과한 상황에서 플러그가 체결된 콘센트 배선은 3분 만에 70도를 넘더니 6분 만에 100도를 넘겼습니다.
이어 7분 30초가 채 되지 않아 스파크가 튀었고, 콘센트 위에 설치된 면 재질 커튼에 불이 붙었습니다.
불이 난 당시 배선의 온도는 무려 600도에 육박했습니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기기를 작동하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화재로 번졌을 상황입니다.
같은 조건에서 고용량 콘센트의 배선 온도는 19분 만에 61도로 치솟았습니다. 비교적 정격전류 규격이 높아 안전하다고 평가 받는 멀티탭도 화재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반면 벽면 콘센트는 41도에 불과해 아무것도 꽂혀 있지 않을 때 32도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정동우 부산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계장은 "고용량 기기를 사용할 때는 벽면 콘센트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면서 "부득이하게 멀티탭을 사용해야 할 때는 정격전류에 맞는 고용량 멀티탭을 사용할 것을 권장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또 "가정에서는 멀티탭 전선의 꼬임과 압착, 변색 등을 수시로 점검해 안전하게 사용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전국에서 콘센트 과전류 등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화재는 총 2,269건이며, 이에 따라 2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습니다. 이러한 화재는 냉난방기기 사용이 많은 여름철과 겨울철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부산에서는 콘센트 화재가 총 203건 발생했고, 7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에어컨 화재는 총 142건, 에어컨 실외기 화재는 총 89건으로 확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