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지도자들과의 첫 만남, 이재명 대통령 "사회 갈등 해소에 종교계 역할 중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 겸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농담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넨 농담이 눈길을 끕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 겸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을 비롯해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 김종혁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김종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용훈 마티아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정순택 베드로 서울대교구장 대주교,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최종수 성균관장, 박인준 천도교 교령, 김령하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의장과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사회 통합과 국민 안정을 위한 종교계의 역할 강조
이 자리에서 진우스님은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잘 보살피고 사랑과 자비로 국민을 평안하게 했어야 했는데 종교계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하며, 이 대통령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반석 위에 올려달라는 기대를 전했습니다.
강 대변인은 "사회갈등 해소를 위한 종교계 역할과 교육, 인권, 평화, 민주시민 양성, 기후위기, 지방균형발전, 약자 보호, 의정갈등 해소 등 폭넓은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이 자유롭게 오갔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일제강점기와 민주화 등 험난한 고비마다 국민들을 지켜온 종교의 역할이 언급됐고 다양한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한국 사회는 전 세계에서 자랑이 될만하다는 평가도 오갔다"고 덧붙였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진우스님의 재치있는 농담
이날 오찬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는데요. 특히 진우스님은 "참모들은 코피가 난다는데 이 대통령은 귀에서 피가 나겠다"며 재치있는 농담을 건네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이는 새 정부 출범 후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몸무게가 약 5kg 빠지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출장 중에 코피를 흘린 사실을 언급한 것이었습니다.
오찬 메뉴는 생명 존중과 비폭력의 가치를 담아 오이수삼냉채, 흑임자, 마 구이 등 채식 위주로 구성됐으며, 풍요와 평화, 안식, 종교적 깨달음을 상징하는 무화과가 후식으로 제공됐다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습니다.
사회 통합을 위한 종교계의 역할 당부
이재명 대통령은 "종교의 용서와 화해, 포용, 개방 정신이 우리 사회에 스며들도록 종교계의 역할과 몫이 늘어나길 기대한다"며 "어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한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각별한 관심으로 우리 사회가 서로 존중하고 화합하고 손잡고 함께 사는 그런 합리적이고 더 포용적인 세상이 될 수 있게 (종교지도자들의)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가 취임한 지 한 달 남짓 됐는데 선거 과정에서 걱정했던 것처럼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분열적이고 대립적이고 갈등이 많이 격화돼 있어서 참 걱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일단 한 달 동안은 조금씩 (갈등이) 봉합되는 모양새가 보여지기도 하는데 정치 상황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종교라고 하는 게 기본적으로 사랑과 존중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며 "종교 지도자 여러분들의 역할이 지금보다는 더 많이 요구되는 시대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