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귀한 새가 대체 왜..." 천연기념물 팔색조 폐사 잇달아


최근 천연기념물 여름 철새 팔색조가 폐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거제시 옥포동 충돌 후 나무 아래 놓여진 팔색조 모습. 2019.5.22 /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제공


지난 28일 SBS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경남 거제의 한 주택 유리창에 충돌한 팔색조가 폐사했다.


"팔색조가 거제도에서 정말 귀한 새로 알려졌는데 하필이면 유리창에 비친 자연이라고 생각하고 유리창에 돌진해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경남 거제 주민 김소원 씨의 말이다.


지난 19일에도 역시 거제의 한 학교에서 유리창에 충돌해 폐사한 팔색조가 발견됐다. 팔색조 번식지인 동부면 학동리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팔색조가 많은 거제에서 폐사 역시 빈발하고 있다.



숲과 가까운 주택 건물의 통유리창은 언제든지 조류 충돌의 위험이 크다. 전 세계에서 1만여 마리뿐인 팔색조는 여름철 남해안에 번식을 위해 찾아오는데, 오자마자 죽음의 위기를 맞는 것이다.


통영RCE세자트라센터 인근에서 발견된 팔색조 사체. 센터 유리벽에 충돌해 폐사한 것으로 추정. /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제공


조류는 주변 상황을 판단하는 시력이 좋지 않은데, 특히 철새는 지형지물에 익숙하지 않아 위험이 더 크다.


팔색조를 포함해 이렇게 건물 유리창에 충돌해 죽은 야생조류 수만 우리나라에서 한 해 800여만 마리에 이른다.



팔색조 등 야생조류 폐사가 잇따르면서 거제시는 지난해 야생조류 충돌 예방 조례까지 만들었지만 이후로도 바뀐 건 없다.


흔히 사용하는 맹금류 스티커는 사실상 예방 효과가 없는 만큼, 조류가 인식할 수 있는 격자무늬 스티커 도입 등 팔색조를 포함한 야생조류를 보호할 수 있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네이버 TV 'SBS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