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 농성이 오늘(15일)로 16일째를 맞았다.
지난달 31일 당 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돌연 단식 투쟁을 선언한 뒤 천일염과 물만 섭취하면서 단식을 이어오고 있다.
건강은 악화하는 중이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에 따르면 단식 2주를 넘기면서 의료진은 이 대표에게 '저체온증 등으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가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다만 이 대표는 단식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 비서실장은 "현재 이 대표는 단식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매우 강하게 표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가 단식 의지를 굽히지 않는 이상 강제로 병원으로 이송시킬 수 없다는 설명이다.
당 안팎에서는 단식을 만류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오전 11시 24분쯤에는 여러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농성장을 찾아 단식 중단을 권했다.
이들은 '대표팀 단식을 멈춰주십시오. 이제 저희가 싸우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에 앞서 단식에 돌입했던 정치인들이 여럿 있다.
최장기간 단식 기록은 고(故) 노회찬 전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으로 이들은 30일 동안 단식했다.
지난 2011년 7월 당시 진보신당 상임고문이던 이들은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농성을 진행했다.
하지만 30일째 되던 날 혈압과 맥박 이상을 보이는 등 건강이 악화하자 사회 원로들의 간곡한 요청과 설득 끝에 단식 중단을 수용한 뒤 응급실로 향했다.
강기갑 전 민주노동당 의원도 2005년 10월 쌀 협상 비준에 반대하며 국회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이다 21일 만에 호흡곤란 증세 등을 보이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만 강 전 의원은 병원에서 영양을 공급받은 뒤 하루 만에 퇴원해 다시 국회 본청 로비에 자리를 잡고 총 29일간 단식에 임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최근 커뮤니티 등에서 '단식의 FM'으로 회자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황 전 총리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유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반대 등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에 나선 바 있다.
황 전 총리의 기간은 8일로 짧았다. 하지만 단식을 시작한 지 닷새 만에 단백뇨 증상이 나타났고, 8일째 되던 날엔 의식이 저하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83년 신군부가 자신의 정치활동을 금기하고 가택에 감금시킨 것에 항의하며 단식에 돌입했고, 결국 가택연금 해제를 얻어냈다.
김 전 대통령의 단식은 민주화 운동의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0년 내각제 개헌 포기, 지방자치제의 전면 실시 등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돌입했고, 13일 단식한 끝에 지방자치제 도입이라는 성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