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기, 필리핀 세부 공항 활주로 이탈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필리핀 세부 공항에서 승객, 승무원 등 173명을 태운 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났다.
공항 주위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와 강풍이 몰아치던 상황에서 착륙하던 중 활주로에서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천후 속에 착륙을 세 차례나 시도하다가 사고가 났는데, 당시 여객기에 탑승해있던 승객들은 죽음의 공포에 덜덜 떨었다.
일부 승객은 "갑자기 승무원들이 소리 지르면서 '머리 숙여' 이렇게만 하시니까 (무서웠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비상시 승무원 지시는 '단호한 반말'
한 승객은 세부 전문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려 "비상 착륙한다는 기장 방송 이후 모든 승무원이 소리를 지르는데, 처음에는 이것 때문에 더 놀랐다"고 했다.
이어 승무원이 '머리 박아'를 반복하며 소리를 질렀다. 무릎 사이에 얼굴을 박으라는 데 임산부라 쉽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승무원들은 비상 상황일 때에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승객에게도 경어를 쓰지 않는다.
패닉 상태의 승객들이 단순하고 간단한 지시에 반응하게 하기 위해 '머리 숙여! 벨트 풀어! 짐 버려!'라고 외친다.
당황하고 겁에 질린 승객들을 안심시키고 신속하게 탈출을 유도하는 일이 승무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여객기 사고, 인명 피해는 없어
한편 173명을 태운 대한항공 KE631편은 필리핀 세부 막탄 공항에 밤 11시께 도착했다.
세 번 만에 비상 착륙했지만, 활주로를 이탈해 수풀에 가까스로 멈췄다.
활주로를 이탈해 수풀에 멈춰 선 여객기에서 승객들은 비상 탈출 장치를 이용해 비행기를 빠져나왔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약 1시간가량 승객들은 극도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대한항공 측은 기상 악화로 비상 착륙을 시도했다며 탑승객과 가족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