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수많은 2030세대 남녀가 쓰는 인스타그램에는 갖가지 소식이 쏟아져왔다.
누군가와 연애를 시작했다는 소식, 사랑하는 연인에게 프러포즈를 했거나 혹은 받았다는 소식, 어디론가 놀러 갔다는 소식 등이다.
그런데 요즘 프러포즈를 하거나 받았다는 소식이 줄어들고 있다. 결혼을 하는 사람이 적어져서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게 요즘 이용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2030세대 남녀는 이처럼 프러포즈 소식이 줄어든 데에는 인스타 게시물에 올리기 위한 '난이도'가 크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인스타그램에는 '3가지 기준'을 충족 못하면 프러포즈 글을 올릴 수 없다"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돌고 있다.
해당 게시물을 작성한 A씨는 "인스타 프러포즈 인증샷에는 대세가 하나 생겼다"라고 말했다. 장소와 품목이 충족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A씨는 "최고급 호텔에서 샤넬백or디올백 그리고 티파니앤코 or 까르띠에 or 불가리 반지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비용이 약 1,000만원에서 1,500만원 정도 소요되는 구성이다.
시티뷰 혹은 한강뷰를 배경으로 명품백과 명품반지를 주요 구성품으로 놓고, 꽃과 테이블·소파 등이 어우러지지 않으면 프러포즈 인증샷으로 탈락된다는 이야기다.
이 구성요소를 갖추지 않으면 '자랑'으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하지 못할 바에야 아예 올리지 않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최고급 프러포즈 패키지를 판매하는 호텔도 나타났다. 서울에 자리한 5성급 한 호텔은 800만원에 달하는 프러포즈 패키지를 판매 중인데, 2019년에 비해 예약률이 4배를 뛰어넘을 정도라고 한다.
이 같은 인증샷을 올리지 못했던 이들의 프러포즈 뒷이야기도 들려온다.
"디올백은 받았는데, 티파니 반지가 없어서 뭐라 했더니 남친이 당황하더라", "프러포즈를 무슨 레스토랑에서 반지만 하나 주던데, 가방 사줄 거냐 했더니 많지 않냐던데", "미래가 보장된 초능력남도 아닌데 '결혼하자' 한 마디면 되는 줄 아나" 등의 반응이다.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 남성들은 "더더욱 결혼하기 힘들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고, 여성들은 "몇몇 허영심에 찌든 애들 때문에 전체가 매도당할 거 생각하니 화난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여성 누리꾼은 "이런 건 진짜 일부 보여주기식 피드에 미친 인간들이나 그러는 거다"라며 "보통은 다 소소하게 소식 전하고 올리고 그런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결혼식을 올린 배우 남궁민은 아내인 배우 진아름에게 단촐한 프러포즈를 진심 있게 해 박수를 받았다.
식사 중 진아름에게 무릎 꿇고 반지를 건네며 "나랑 결혼해줄래?"라고 말한 장면이 전해지며 찬사를 받는 것.
진심을 담은 프러포즈가 훨씬 더 감동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또한 진심 어린 남자친구의 프러포즈에 감동한 진아름의 '찐반응'도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