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에 등 돌린 유동규...변심한 이유 살펴보니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등 돌리게 만든 결정적 이유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 발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故) 김문기 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발언했다.
대선이 한창이던 당시 이 대표는 김 전 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해당 발언 이후, 유 전 본부장은 주변에 이 대표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연합뉴스는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꼬리 자르기'로 해석될 수 있는 이 대표의 발언이 유 전 본부장의 태도를 바꾸게 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대표의 주장과 달리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10차례에 걸쳐 김 전 처장에게 보고받거나 회의를 함께한 사실이 있었다.
또한 둘은 지난 2015년 1월 9박 11일 일정의 호주·뉴질랜드 해외 출장도 다녀왔다.
검찰은 이들이 골프 등 비공식 일정을 함께할 만큼 밀접한 관계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결국 해당 발언으로 인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김문기 공사 개발1처장은 지난해 12월 21일 공사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의 해당 발언이 있기 전까지 유 전 본부장은 의리를 지키겠다며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세계에는 의리 없어"...유 전 본부장의 호소
대장동 사업의 주무 부서장이었던 김 전 처장은 민간사업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게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협약서에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핵심 인물로 지목돼 수사 중이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1일 취재진과 만나 "이 세계에는 의리 그런 게 없더라. 제가 지금까지 착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며 "다 진실로 가게 돼 있다. 양파가 아무리 껍질이 많아도 까다 보면 속이 나오지 않느냐"라고 말하며 배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22일 공개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대표가 이를 다 알았느냐는 질문에 "모를 리가 있겠느냐"라고 답했다.
이어 "정진상이 나하고 술을 100번, 1,000번을 마셨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있어도 숨길 수 없는 게 행적"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내가 벌받을 건 받고, 이재명 명령으로 한 건 이재명이 받아야 한다. 이게 맞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 "내가 검찰에서 다 이야기할 것"
유 전 본부장은 "10원 한 장 받은 게 없다? 내가 검찰에서 다 이야기할 것"이라며 이 대표가 전날 "대선 자금 운운하는데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또 진술 태도가 바뀌었다는 질문에 "지켜주려고 그랬다"며 "내가 쓸데없는 걸 지키려고 내 가족을 포기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옛날에는 동지였는데 그 사람들이 중심이 아니라 내가 중심이 돼버렸다"며 "내가 숨길 수 없는 시작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작은 돌 하나 던지는데 저렇게 안달이다. 정말 큰 돌 날아가면 어떡하려고"라고 추가 의혹 폭로를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