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7일(일)

'대장동 특혜 의혹' 유동규 "내가 한 벌받을 것...이재명, 명령한 죗값 받아야"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 뉴스1


자신의 '죗값' 인정한 유동규 전 본부장, 이재명 당대표 저격했다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자신의 죗값을 겸허히 수용한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두고 날 선 발언을 내뱉었다.


22일 오전 한국일보는 지난 21일 밤 경기도 인근 자택에서 유 전 본부장을 만나 20분간 인터뷰 한 내용을 보도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민간사업자 측에 특혜를 몰아주고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바 있다. 20일 구속 기간이 만료되자 풀려났다.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 뉴스1


'대장동 사건' 핵심 인물 유동규,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서 억대 자금 전달한 내용 진술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로 이름을 알려져 있다.


지난해 4~8월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대표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남욱 변호가가 마련한 8억 4700만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김 부원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2일 새벽 구속됐다.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걸린 현수막 / 뉴스1 


유동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있어도 숨길 수 없는 게 행적"


이날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대표가 이를 다 알았는가"라는 질문에서 "모를 리가 있겠나"며 이 대표의 또 다른 측근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이름을 거론했다.


그는 "정진상과 술을 100번, 1000번을 마셨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있어도 숨길 수 없는 게 행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눈앞에 찍힌 발자국을 어떻게 숨기나. 힘으로 누른다? 눌러보라고 해라"고 질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뉴스1


유동규 "내가 벌 받아야 할 건 받을 것...이재명 대표 관련해 검찰에서 다 이야기하겠다"


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은 돈을 전달한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인정한 반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책임을 두고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내가 벌받을 건 받고, 이재명 (대표) 명령으로 한 건 이재명 (대표가) 받아야 한다. 이게 맞는 것 아니냐"고 했다.


또 이재명 대표가 전날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뒤 "대선 자금 운운하는데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 없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10원 한 장 받은 게 없다? 내가 검찰에서 다 이야기할 것"이라며 "가릴 수가 없을 거다. 가릴 수 없으니까 두려울 거다"고 다가올 후폭풍을 예고하기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한편 이재명 대표는 21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규명할 특검(특별감사)를 제안하며 여권의 수용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과 여당에 공식 요청한다. 화천대유 대장동 개발과 관련된 특검을 수용하시라"고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특검은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들을 총망라해야 한다. 대장동 개발 및 화천대유 실체 규명은 물론 결과적으로 비리 세력의 종잣돈을 지켜준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문제점과 의혹, 그와 관련된 공표 의혹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부친의 집을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눈가 구입한 경위 같은 화천대유 자금흐름 진술이 갑자기 변경되는 과정에서 제기된 조작 수사와 허위 진술 교사 의혹도 밝혀야 된다"고 첨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동시에 '사법 리스크' 국면의 전환을 꾀하려는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