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20대 남성과 20대 여성 사이에서 '병역의 의무'는 끝이 없는 논쟁거리다.
"여성도 가야 한다"라는 남성 측과 "여성에게 떠밀지 말고, 모병제 전환을 도모하라"는 여성 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린다.
요 몇 년 간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남녀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사회적인 갈등이 계속 소모되는 상황에서 한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논란이 될 만한 정책 하나를 내놨다.
대한민국 군과 관련된 정책인데, 20대 남성들과 여성들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17일 국민의힘 차기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김기현 의원(4선, 울산 남구을)은 "여성의 '군사기본교육' 의무화를 추진하겠다"라는 공약을 내놨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자강'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핵무장론'을 주창하며 자강 안보를 강조한 바 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여성의 군사기본교육 의무화' 추진은 젠더 이슈로 20대 남성의 표심을 잡았던 이준석 전 대표를 지지하는 2030 남성 당원들의 표를 끌어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제껏 김 의원이 여성의 군사의무교육에 대해 언급한 바는 없다.
이 정책은 남성과 여성 양쪽에서 비판받고 있다. 김 의원의 의도와는 다르게 2030 남성 당원들도 환영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남성들은 "동일 규정, 동일 기간, 동일 조건의 징병이 아니라면 무의미하다"라며 "군사교육만 받아 놓고 마치 병역의 의무를 이행한 듯 말하고 행동할 거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피가 거꾸로 솟는다"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여성들은 "남자만 끌고 가는 게 문제인 게 아니라 무조건적인 징병제가 문제인데, 왜 그걸 해결하려고 안 하고 여성들을 끌어들이냐"라며 "모병제로 전환해라"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 15일과 16일 안보 이슈에 대해 선제적으로 발언하며 연일 강경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15일에는 "9·19 군사합의는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16일에는 "항구적 평화는 구걸과 조공으로는 얻을 수 없다"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핵무장론도 강조하고 있다. 13일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핵무기는 대칭성을 가진 핵무기로만 막을 수 있다"라며 "평화를 지키려면 북핵과 동등한 핵을 확보하는 수밖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핵을 제외한 다른 어떤 논의도 현실 회피와 눈속임일 뿐"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살길은 우리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