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지난 20대 대선 패배 뒤 짧은 휴식 후 국회의원 자리에 오른 이재명 의원.
이 의원은 내친김에 풀로 악셀을 밟으며 국회 제1 정당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대표 자리에까지 올랐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당 대표 선거 득표율 77.77%가 말해주듯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당원들의 지지를 듬뿍 받고 있는 이재명 신임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덕담까지 수차례 들었다. 함께 셀카도 찍고 "나의 지지자와 이 대표의 지지자가 같다"라며 사실상의 지지선언도 받았다.
당원과 전임 대통령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 대표는 연일 모든 행동에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불편한 질문을 하기 위해 달려온 기자들 앞에서도 이 대표는 주눅 들지 않았다.
지난 29일 이 대표는 신임 최고위원들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자리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갖가지 질문을 받았다.
기자들은 당헌 개정 추진에 대해 '권리당원 전원 투표'를 추진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특별검사 요구에 대해 어떤 뜻을 가지고 있냐는 질문도 나왔다.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는 질문에 이 대표는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밀지는 맙시다", "밀지 않았으면 좋겠고요"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신체적 접촉을 계속 가하는 기자들에게 질문만 해달라고 한 것이다.
이어 이 대표는 "가능한 대변인에게 의견을 여쭤주시면 좋겠다"라며 자리를 뜨려 했다.
그때 한 기자가 이 대표를 밀쳤다. '탁' 소리가 크게 날 정도였다. 이 대표는 뒤를 돌아보며 나지막이 "아 정말 참"이라며 기자의 눈을 바라봤다.
이 대표의 눈빛에 밀친 기자의 눈은 조금 흔들리는 듯했다. 이 대표는 "밀치면 좀 힘들지 않습니까? 밀지는 말고, 부탁합니다"라며 다시 한번 정중히 요청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해주지 않고, 밀렸을 때 기분이 상한 듯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이를 보고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측은 "시민들과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는 언론을 너무 배제하는 게 아니냐", "대부분 연차가 낮은 기자들인데 너무 기죽이는 거 아니냐", "국민들에게도 그럴 거냐"라는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반면 이 대표를 감싸는 의견도 비판적 의견만큼 나왔다.
감싸는 이들은 "밀지 말아달라고 하면 안 밀면 되는 거 아니냐", "탁 소리가 날 정도면 아팠을 수도 있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오늘 전격적인 전화 통화를 나눴다.
이진복 정무수석이 윤 대통령이 보낸 축하난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께서 통화를 원하신다"라고 했고, 이 대표가 "좋다"라고 해 통화가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당선을 축하드린다. 당 대표직을 수행하시는 데 있어 도울 일이 있으면 저도 돕겠다"며 "무엇보다 경제가 어려운데 민생입법에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