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4일(일)

"인터넷 쓸줄 모르는 87살 할머니가 10만5천원짜리 요금제로 스마트폰 개통 당했습니다"

A씨가 공개한 할머니의 스마트폰 요금제 내역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80대 후반의 할머니가 출고가 27만 5000원의 저가 스마트폰을 10만원 상당의 고가 요금제로 구매해 손자가 울분을 토했다.


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6년생 할머니가 10만 5000원 요금제로 휴대폰을 개통하셨네요"라는 제목으로 손자 A씨의 사연이 게재됐다.


사연에 따르면 이날 A씨는 오랜만에 할머니를 뵙기 위해 본가로 향했다. A씨를 반기며 미소를 보인 할머니는 가장 먼저 자신이 구매한 스마트폰을 A씨에게 건네며 자랑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손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할머니는 A씨에게 스마트폰 방법을 꼬치꼬치 물어봤고 A씨는 선뜻 방법을 알려줬는데 그 순간 화면 속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접하게 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20만원 후반대로 구매한 스마트폰의 요금제를 무려 한 달 10만 5000원으로 납부하고 있었던 것. 


할머니가 구매한 스마트폰은 갤럭시A시리즈의 'SM-A125N'모델로 출고가가 27만 5천원이다. 세 달만 요금을 납부하면 스마트폰 가격을 현저히 뛰어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A씨는 곧바로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오랜만에 본 손자의 얼굴을 보고 자랑스러워하는 할머니를 두고 실망감을 안겨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애써 웃으며 "잘 사셨다"는 말과 함께 스마트폰 작동법을 알려줬지만 순간순간 나타나는 표정마저 숨길 수 없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터넷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87세 할머니에게 10만원 상당의 100기가 요금제를 등록한 것에 화가 날 지경이었다.


결국 어머니에게 사정을 물은 A씨는 할머니가 스마트폰 대리점으로부터 10만원대 요금제를 세 달간 이용하면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하도록 하는 편법에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할머니는 선택 약정 25%(약정 기간 동안 요금제 25% 할인받는 제도)와 기초연금 수급자 할인을 받아 10만원대 요금제를 7만원대로 이용하게 됐다. 


대리점 직원은 이를 7만원대 요금제라고 속였고 세 달 뒤 납부하는 요금 또한 2만원대 요금제라고 밝힌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더 큰 문제는 할머니가 내야 하는 기기 할부 값이다. 출고가는 27만 5000원이지만 할부 수수료를 포함하면 할머니가 내야 하는 총 기기값은 29만 2224원이다. 한 달에 1만 2176원을 더 내는 셈이다. 


즉 7만원대 요금에 할부 값을 더하면 9만원대, 3달 뒤 요금을 낮춘다 하더라도 한 달 4만원은 내야 되는 상황이다.


A씨는 "너무 속상하다"며 스마트폰을 바로 요금제 하향할 수 있는지, 아니면 직원에 대한 페널티를 줄 방법이 없는지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할머니한테까지 저러는 건 선 넘었다", "동네 장사하는데 아직도 이런 사람이 있다니", "내가 괜히 속상하다" 등 안타까운 반응을 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