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7일(일)

탁현민 "북한 야간 열병식 아이디어, 내가 조언"...법조계 "이적 행위"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 뉴시스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북한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에게 "밤에 열병식을 하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선 국가보안법 등의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공개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탁 전 비서관은 "2018년 4월 평양에서 열린 '봄이 온다' 공연 등을 같이 준비한 현송월 북한 노동당 부부장 안부가 궁금할 것 같다"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탁 전 비서관은 "가끔 보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신형 ICBM '화성 17형' 시험발사 성공 영상을 언급하며 "김정은 뮤직비디오처럼 연출했지 않나. 거기에 내가 영향을 좀 주지 않았나 싶었다"고 언급했다. 


2021년 1월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제8차대회 기념 열병식 모습 / 뉴시스


탁 전 비서관은 또 "2018년 현송월 단장과 연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현 단장은 연출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결정 권한이 있었다"면서 "마지막에 만났을 때 열병식은 밤에 하라고 내가 얘기해 줬다"고 밝혔다.


그 이유를 묻자 탁 전 비서관은 "밤에 해야 조명을 쓸 수 있고 그래야 극적 효과가 연출된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밝게 보여주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은 어둡게 만들어 버리면 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밤 행사가 낮 행사보다 감동이 배가된다. 이후 북한은 계속 밤에 열병식을 했다. 북한의 연출이 조금씩 세련돼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집권 후 총 12차례의 열병식을 실시했다. 이 중 야간에 열린 열병식은 2020년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이후 총 4차례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 뉴스1


북한의 야간 열병식에 대해 국내 군사 전문가들은 "야간이어서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무기의 식별이 쉽지 않았다"고 평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열병식의 목적이 군사력을 과시해 자국의 사기를 높이고, 적국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탁 전 비서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검사장으로 퇴임한 한 변호사는 11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탁 비서관 본인이 '북한군을 이롭게 할 의도'까지 인터뷰에서 자백한 만큼 형법상 이적죄와 국가보안법 적용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