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7일(일)

'혈세잔치'라는 취임식 예산, 이재명 지지 1위때 문재인 정부가 제안했다

20대 대통령 취임식장 이미지 /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당선인 취임식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진시황 즉위식도 아닐 텐데 윤석열 당서인의 초호화판 취임식에 국민 한숨이 깊어 간다"고 했다. 


그러나 33억원의 취임식 비용과 참석 인원 5만 명 등을 결정한 건 지난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취임식 비용이 포함된 2022년도 예산안 초안은 2021년 9월 3일 정부가 먼저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 / 뉴스1


행정안전부 예산위 검토보고서에는 취임식 '기획, 연출, 물품 임차' 등 명목으로 40억 3500만원의 예산안을 올린 것으로 나온다. 


5만 명 초청도 행안부의 계획이었다. 


행안부는 대면 행사를 가정하고, 행사 운영과 경축공연, 무대 설치, 5만여 명의 초청 인원을 예상해 예산안 산출내역서에 반영했다. 


행안부가 예산안을 만들 당시는 지난해 8월 5일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시 지지율 1위는 이재명 후보(25%), 2위 윤석열 후보(19%)였다. 


2021년 11월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 뉴스1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날인 9월 2일에도 이재명 후보가 24%로 19%였던 윤석열 후보를 앞서고 있었다. 


취임식 비용은 11월 15일 국회에서 논의하기 시작해 12월 3일 33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날 기준 국회 의석 수는 더불어민주당이 169석이었다. 위성 정당인 열린민주당 3석을 포함하면 172석이다. 국민의힘은 103석이었다. 


당시 여야 후보의 지지율(한국 갤럽 11월 18일 기준) 윤석열 후보 42%, 이재명 후보 31%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 뉴스1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이전태스크포스는 취임식 관련 예산 33억원은 이미 대선 전에 국회에서 협의해 통과된 액수이며,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많은 금액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2000년 이후 역대 대통령 취임식 예산은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억 3400만원,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34억 7900만원,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31억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인수위 없이 대통령직에 올라 국회에서 간소하게 치렀고, 취임식 만찬은 생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