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상우 기자 =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인식에 20대 여성은 73.4%가 동의 한 반면 20대 남성의 경우 29.2%만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여성가족부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 등 중장기 정책 수립을 위해 5년마다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인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9∼10월 전국 4,490가구의 만 15세 이상 모든 가구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자는 총 8,358명으로 집계됐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통적 성역할 고정관념 완화, 직장 내 성차별 관행 감소, 일·생활 균형 제도 이용 확산, 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제고 등 양성평등 인식·수준이 대폭 개선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번 조사인 2016년에 비해 남녀 모두 '남성은 생계부양, 여성은 자녀양육'이라는 전통적 성역할 고정관념이 크게 완화됐다.
조사 결과를 보면 '남녀가 평등하다'는 인식은 13.7%p증가해 34.7%로 나타났다.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응답은 53.4%로 5년 전보다 9.2%p 감소했다.
아울러 '남성에게 불평등하다'는 응답도 11.8%로 4.6%p 줄었다. 전반적으로 양성평등 수준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20대에서는 성별에 따라 인식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0대 여성은 응답자의 73.4%가 '한국 사회는 여성들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한 반면 20대 남성은 29.2%만이 동의를 표했다.
20대에서 남녀 간 격차가 44.2%p로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타 연령대에서는 20대에 비해 비교적 낮은 격차를 보였다.
15~18세 여성은 60.3%가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답했고, 같은 연령대 남성은 31.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30대의 경우에는 여성이 76.8%, 남성이 40.7%로 36.1%p 격차를 보였다.
이에 대해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대 초반 남성들이 제일 남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군대"라며 "남성은 20대 초반에 군대를 가야하고, 여성들은 취업을 하려 하는 시점에 딱 걸려 있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가족의 생계를 주로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2016년 42.1%에서 지난해 29.9%로 12.2%p 감소했다.
아울러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자녀에 대한 주된 책임은 여성에게 있다'는 인식도 53.8%에서 17.4%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같은 문항에 동의한다는 비율은 60세 이상에서는 남성 47.5%·여성 40.0%이었다. 다만 20대에서는 남성 17.5%·여성 9.6%를 기록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상대적으로 성평등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성세대의 성 고정관념이 청년층에서 완화된 것이라는 게 여가부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