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차기 정부의 내각 인선 발표가 2차까지 진행된 가운데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도시락 만찬'에 불참했다.
안 인수위원장은 오늘(14일) 오전 소방정책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이 또한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윤 당선인의 2차 내각 인선 발표에서 '안철수계' 인사들이 제외되면서 빚어진 갈등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10일, 13일 윤 당선인은 두 차례 조각 인선을 발표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안 위원장 측 인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10일 1차 인선 발표까지만 하더라도 2차 인선에서 안 위원장에 대한 배려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었다.
그러나 13일 단 한 명도 측근이 발표되지 않았고 안 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각 인선에서 배제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듣고 굳은 얼굴로 현장을 떠났다.
안 위원장의 측근들도 '공식 입장이 나오기 전까지 말을 아끼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노골적인 불만감은 숨기지 않았다.
안 위원장 측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종이 쪼가리 말고 날 믿어 달라는 (윤 당선인의 ) 말의 신뢰는 그 말을 한 사람의 내면의 크기가 지켜준다. 내면이 커야 각성할 수 있는데 내면이 작으면 잘릴까봐 송곳을 쉽게 버리려 한다"며 윤 당선인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 당선인이 '안철수계'를 내각 인선에서 배제한 것이 약속 위반 아니냐는 지적이 들려오고 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이날 KBS 라이도 인터뷰 자리에서 "안 대표가 추천하는 사람들 한 사람도 내각에 발탁하지 않은 것은 약속 위반"이라고 했다.
한편 안 위원장은 인수위 내 공식 일정들을 전격 취소했다. 안 위원장은 매일 언론에 일정을 알렸지만 현재까지 공지되고 있지 않다.
인수위와 안 위원장 측에 따르면 안 위원장은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소방본부 소방 정책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인수위에 불참을 통보했다. 안 위원장 측 관계자는 "지난 한 달 동안 정신없이 인수위 활동을 했는데 지금 상황을 돌아보고 판단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