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성범죄에 흔히 사용되는 GHB(Gamma-Hydroxy butyric acid·감마 하이드록시낙산) 노출 여부를 현장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4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감염병연구센터 권오석 박사팀과 안전성평가연구소 김우근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GHB에 반응하면 색이 변하는 겔(gel)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GHB는 무색·무취·무미의 중추신경 억제제다.

주로 물, 술에 타서 액체 상태로 마시기 때문에 '물 같은 히로뽕'이란 의미의 '물뽕'이란 명칭으로 불린다.

GHB는 체내에 투입되면 약 15분 이내에 몸을 이완시키고 강한 흥분작용 및 환각증세를 동반하는 경우가 있어 성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또한 사용 후 약 6시간 후에 신체에서 대부분이 빠져나가, 성범죄 사건 직후에 소변 및 혈액 시료를 채취하지 않는 이상 검출에 어려움도 있다.

권오석 박사 연구팀은 별도의 절차나 장비 없이 마약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헤미시아닌(hemicyanine)이란 염료를 기반으로 GHB와 반응하면 색이 바뀌는 '신규 발색 화합물'을 제작, 이를 하이드로겔(hydrogel) 형태로 만들었다.

해당 겔은 평소엔 노란색을 띤다. 하지만 GHB에 노출되면 10초 이내에 '빨간색'으로 변한다.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1㎍/㎖ 농도에까지 반응한다.

육안 확인이 어려운 범위의 색 변화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 여부도 검증했다.

연구팀은 화장품 기능성 소재 개발기업에 기술 이전을 해 제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달 18일 바이오센서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IF 10.613)'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