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쿠팡에서 아이스크림을 주문한 어느 구매자가 택배기사와 있었던 가슴 뭉클한 사연을 전했다.
사연에 따르면 며칠 전 쿠팡에서 아이스크림을 구매했던 A씨는 하루 이틀이 지나도 배송이 오지 않아 의아해하던 차였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비오는 오후, 누군가 문을 두드려 열어보니 40대 초반의 아저씨가 흰색 스티로폼 택배 박스를 안고 서 있었다.
쿠팡에서 주문했지만 로켓배송을 아니었던 터라, 배송한 택배기사는 다른 회사 택배기사였다.
A씨는 드디어 아이스크림이 왔다고 생각했지만 택배기사 B씨는 박스를 건네주지 않고 "저기 죄송한데요"라고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B씨는 "이게 원래 토요일 날 배송 왔어야 하는 건데 토요일날 이 근처까지 배송왔다가 다른 물건들만 배송을 하고, 빨리 차 빼달라는 요청 때문에 급히 차를 빼다가 이 물건을 실수로 배송을 못해드렸거든요"라고 말했다.
아이스크림 배송이 누락된 것이었다. 당연히 박스 속 아이스크림은 전부 녹아있을 터였다.
B씨는 "이거 혹시 가격 얼마인지 기억 나세요?"라고 물었다. A씨가 1만 5천원에서 2만원 사이였던 걸로 기억한다고 하자 B씨는 정확한 가격을 물었다.
그는 "이걸 폐기 처분하고, 배송 누락으로 회사 측에 환불 처리하셔야 하는데요. 그렇게 하시면 아무래도 번거로우니까, 비용 얼마인지 알려주시면 제가 현금으로 그 금액을 배상해드릴게요"라고 말해왔다.
A씨가 회사에 반품 요청을 하겠다고 했지만 B씨는 자신의 잘못이니 어쩔 수 없다며 이를 한사코 거절했다.
택배 기사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지 알고 있던 A씨는 비 오는 궂은 날씨에 우산 하나 걸치지 못하고 일하는 B씨 모습이 유독 안쓰러워 보였다.
A씨는 '아이스크림이면 좀 녹았어도 다시 얼리면 그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박스를 확인했지만 아이스크림은 이미 다시 얼릴 수 없을 정도로 녹은 상태였다.
택배기사 B씨는 잔주름 있는 얼굴로 죄송함이 섞인 미소를 지어보였고, 이게 A씨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5분 간 입씨름을 하다가 A씨는 결국 B씨의 말대로 환불을 받기로 했다. 배송비를 제외한 제품 가격은 13,500원이어서 그것만 달라고 한 뒤, 계좌이체를 해주겠단 B씨 말에 "현금으로 1만 원만 달라"고 말했다.
A씨는 "담배 한 갑 사 피웠다고 생각할게요"라고 말했지만 정직한 B씨는 "아니에요. 다 받으세요"라며 한사코 호의를 거부했다.
입씨름 끝에 A씨는 "그럼 이거 택배 제가 받으면 또 쓰레기 처분하고 버리고 해야 하니까, 기사님이 좀 처리를 해주시겠어요?"라고 말하며 1만원만 받으려 했지만, B씨는 끝까지 A씨 손에 3천원을 더 쥐어주려고 애를 썼다.
끝내 그 돈을 받지 않고 문을 닫은 A씨였지만, B씨는 잠시 후 다시 나타나 벨을 눌렀다.
그의 손에 들린 검은 봉투엔 A씨가 주문했던 아이스크림이 종류별로 담겨 있었다.
B씨는 "밑에 편의점에서 사왔어요. 배송 올 때까지 일단 이거 드세요"라며 봉투를 건네고 다시 빗속으로 걸어갔다.
그제야 환히 웃는 B씨의 모습을 본 A씨는 "아이스크림 껍질을 벗기는데, 뜻하지 않게 돌아온 더 큰 호의에 가슴 한 켠이 뭉클해졌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2018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사연으로 최근 재조명됐다.
사연을 뒤늦게 접한 누리꾼들은 "눈물난다", "기사님도 구매자분도 멋짐" 등의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B씨가 자신의 업무 실수를 중앙에 보고하지 않으려 나름대로 대처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