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영상 다운로드하려 '1시간' 대기타야 했던 90년대생들의 인터넷 환경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초고속인터넷 강국이라고 소문난 우리나라도 한때 영상 한편을 다운로드하기 위해서 1시간이 걸렸던 시절이 있다.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PC로 1Mb(메가바이트) 영상 하나를 전송받는 데 평균적으로 58분 이상 소요됐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힘들게 받은 영상도 막상 재생하려면 무한 로딩이나 버퍼링에 걸려 버벅거리는 등 고구마 같은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났지만, 유튜브가 없던 시절엔 그마저도 감지덕지였다.


2000년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간단한 이미지 정도는 1분 이하로 다운로드할 수 있게 됐지만 그마저도 한 번에 보이진 않고 한 줄, 한 줄씩 서서히 그림이 나타나는 쪼는 맛(?)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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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초·중·고등학생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능숙하게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면서 넷 제네레이션(Net Generation)에서 이름을 따 'N세대'라고 불리기도 했다.


지금처럼 스트리밍 서비스가 활발히 상용화되지 않았던 시대의 N세대들은 보고 싶은 영상이나 듣고 싶은 음악을 직접 다운로드해야만 했다.


소리바다 등 추억의 사이트에서 3분짜리 노래 한 곡을 받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이 '인내의 시간'을 감수하기 위해 친구들과 채팅을 하거나 포털사이트 게시판 글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젠 스트리밍 천국에서 마음껏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N세대들은 "영화 한 편 받으려면 하루 종일 걸렸다", "다운로드 창을 계속 보고 있으면 문제없는데 꼭 딴짓하다가 보면 오류 나서 중단됐었다", "잊고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지금 참 많이 발달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당시를 회상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져온 PC 통신을 이용하며 청소년기를 보냈던 많은 사람들이 "비록 다운로드 속도는 느렸지만 기다린만큼 꿀같은 재미를 선사했다"면서 해당 시기를 '낭만기'라고 부르며 향수를 떠올리고 있다.


 90년대말 인터넷 속도 체험 / 온라인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