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재유 기자 = 층간소음이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층간소음 갈등으로 인해 살인까지 벌어질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층간소음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이웃과 얼굴을 붉히기 싫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고민인 이들도 많다.
이러한 가운데 과거 포스트잇 한 장에 적은 두 줄짜리 짧은 글로 층간소음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 한 누리꾼의 사연이 최근 재조명되고 있다.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두팔체'로 쓴 층간소음 포스트잇 후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층간소음 문제로 매일 고통 속에서 살던 작성자 A씨는 큰맘을 먹고 이웃집에 포스트잇 메모를 남기기로 했다.
A씨가 직접 작성한 메모에는 반듯한 글씨체로 "밤마다(새벽포함) 쿵쿵쿵 거리는 소리에 너무 스트레스 받습니다. 들어보니 안마기 혹은 층간소음 복수용 우퍼라는 생각이 드는데, 다른 세대에도 소리가 울립니다. 제발 주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다.
말투는 물론 글씨체도 매우 공손하다. A씨의 쪽지를 본 친구 또한 "(글씨체만 봐도) 너무 착해 보인다"며 '두팔체'로 다시 작성할 것을 제안했다.
두팔체란 '곽두팔'이라는 이름에서 유래한 신조어로 아주 거칠고 세 보이는 남자를 연상시키는 글씨체를 말한다.
실제로 층간소음을 항의하는 쪽지나 민원 등에 자주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는 A씨를 대신해 본인 어머니에게 '두팔체'로 층간소음 항의 메모를 작성해달라고 부탁했다.
"밤마다 쿵쿵거리는 소리 참아왔습니다. 저 자극하지 마세요"
앞서 A씨가 작성한 것과 내용은 비슷하지만 짧고 강력한 두 문장에서 왠지 모를 포스가 풍긴다.
대충 휘갈긴 듯한 '두팔체'만 봐도 등골이 오싹해진다.
A씨는 '두팔체' 메모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청테이프를 이용해 이웃집 문 옆에 메모를 붙였는데, 이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포스트잇을 붙인 날부터 윗집이 거짓말처럼 조용해진 것이다.
A씨는 "밤, 새벽마다 드릴 같은 소리에 약 스트레스 엄청 받았는데 진짜 조용해졌다. 행복하다"며 "이 영광을 친구와 친구 어머니에게 돌린다"고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A씨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나도 당장 두팔체로 쪽지 적어서 붙여놔 봐야겠다", "청테이프로 붙여서 더 조폭같이 느껴진 것 같다"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층간소음이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지난 1년 반 동안 층간소음 관련 민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단순히 민원 제기를 넘어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 간 폭언과 폭행, 심지어는 살인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지만 층간소음을 해결할 방법이 마땅히 마련돼 있지 않다.
당사자들끼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 등에 조정을 요청하게 되는데, 이 과정만 최소 1년이 소요된다. 그 기간이 고통스러워 결국 이사를 택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이처럼 층간소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불만을 제기하며 보다 효율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