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41년 전 '5월 18일' 헤어진 한 남자를 찾습니다"···오늘자 신문에 게재된 광고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5월 18일, 한겨레 신문에는 '한 남자의 안부를 묻고,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광고가 게재됐다. 


광고를 올린 A씨는 41년 전 오늘 헤어진 한 명의 대학생을 찾고 있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1980년 5월 16일부터 17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전국대학 총학생회장단 회의에 참석 중이었다. 


17일 오후 5시 30분경, 비상계험령 전국 확대 실시(18일 00시 00분)을 앞두고 공수부대원들이 회의장을 난입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화려한 휴가'


이때 도망을 친 A씨는 한 대학생과 함께 18일이 되기 10분 전인 밤 11시 50분까지 학교 내 어느 건물의 지하보일러실 귀퉁이에 숨었다. 


A씨는 "좁고 추운 공간에 갇혀 지독한 공포에 시달리다 5월 18일 0시 직전에 천운으로 탈출한 경험을 공유한 사이"라며 찾고 있는 이를 설명했다. 


41년이 지나 이제 60대의 중노인이 됐다는 A씨는 그때 함께 도망쳤던 이의 신원을 알지 못한다. 이른도, 출신 대학도, 얼굴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키가 약 175~180cm 정도이고 마른 체형이었던 것만 기억이 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화려한 휴가'


A씨는 이름 모를 그를 애타게 찾으며 "우리가 마지막으로 헤어진 신촌역 앞 광장에서, 나는 90도 우측으로 꺽어 도주했는데 당신은 어느 방향으로 튀었는지를 적시하여 아래 이메일 주소로 연락주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A씨가 그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단서였다. 


A씨의 신문 광고는 현재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며 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당한 이들의 아픔을 간접적으로 나마 전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부디 살아계셨으면", "건강하게 꼭 만나셨으면 좋겠다", "저렇게 생생하게 묘사하시는 거 보니까 여태까지 저 기억을 계속 곱씹으셨나보다"라며 두 사람의 재회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