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파병 후 트라우마 시달리는 군인 아빠 위해 '애플워치 악몽 방지 앱' 만든 아들

애플워치 최고의 기대작 '나이트웨어' 앱을 만든 개발자의 감동적인 사연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입력 2020-12-12 17:15:42
아빠 패트릭과 '나이트웨어' 개발자인 아들 타일러 스쿨루자첵 / npr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얼마 전 유저가 악몽을 꾸면 잠에서 깨우지 않고 꿈을 차단하는 신박한 애플워치 앱이 개발돼 화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해당 앱을 만들게 된 개발자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알려졌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써니스카이즈는 얼마 전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승인을 받은 애플워치 앱 '나이트웨어(NightWare)'를 개발한 타일러 스쿨루자첵(Tyler Skluzacek)의 사연을 전했다.


Nightware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United States Department of Defense


'나이트웨어'는 애플워치의 심박 수 센서, 가속도 센서 등을 이용해 유저의 신체 움직임과 심박 수를 모니터링 한 후 알고리즘을 통해 악몽을 꾸는지 알아낸다.


유저가 악몽을 꾼다고 판단되면 진동을 통해 잠을 깨우지 않고 악몽을 차단하는 신박한 앱이다.


타일러가 이런 독특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바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아버지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United States Department of Defense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미 육군 사령관인 그의 아버지 패트릭(Patrick)은 이라크 파병 이후 심각한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다.


타일러는 "이라크에 파병 가기 전 아버지는 참 재미있고 외향적인 사람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2007년 다시 집에 돌아온 이후 완전히 변해버렸다"라고 전했다.


그의 아버지 패트릭은 매일 악몽에 시달렸다. 꿈은 패트릭을 매일 다시 피 튀기는 전쟁이 치러지는 이라크 팔루자(Fallujah)로 이끌었다.


참혹한 전투에서 전우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누군가를 향해 총구를 겨눠야 하는 괴로움에 패트릭은 잠을 잘 때마다 땀을 흘리고 발로 차거나 몸을 떠는 등의 행동을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Instagram '21ymmt_k'


악몽은 너무 생생하고 끔찍해서 그는 눈을 감는 것이 두려웠다고. 이에 패트릭은 늘 살기 위해 보드카와 수면제를 마시고 잠이 들었다.


결국 악몽 때문에 그의 삶은 천천히 무너졌다. 결혼생활도 그중 하나였다.


패트릭은 한 인터뷰에서 "나는 (악몽 때문에) 거의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내 집, 내 직업, 모든 것이 나를 떠났다"라고 토로했다.


미네소타주 매칼레스터대학교 3학년이었던 타일러는 이런 아버지를 돕기 위해 그리고 아버지처럼 PTSD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다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NightWare


꿈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 등이 팀을 구성해 앱, 웹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는 '해커톤(Hackathon)'에 참가했다.


그리고 애플워치를 이용해 악몽에서 깰 수 있게 하는 앱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아버지를 대상으로 이를 테스트했고 몇 차례 시행착오를 거쳐 알고리즘을 완성할 수 있었다.


곧 그가 개발한 '나이트웨어'는 의사의 처방전만 있으면 구입할 수 있는 치료용 앱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Twitter 'tjskluz'


사랑하는 아버지가 PTSD로 인해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보던 아들은 그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이런 아들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그의 아버지와 같은 고통에 시달리는 전 세계 많은 이들이 삶을 옥죄어 오는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타일러의 사연은 전 세계에 알려지며 많은 이들에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