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KADIZ, 한국 방공식별구역) 침입 횟수를 대폭 축소해 공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8일 중앙일보는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실의 자료를 바탕으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군의 국회 보고자료와 군 내부 비밀자료를 비교한 결과 많게는 연간 침입 횟수가 100여회 차이가 났다.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고, 국내에서의 대중 비난 여론을 줄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 의원실이 합동참모본부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2016년, 2017년 각각 50회·70회 카디즈를 침범했다. 2018년에는 그 횟수가 약 140회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50회 정도로 줄었다.
하지만 이는 군 내부 자료에 명시된 내용과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군 내부 비밀자료에는 2018년 약 200회 그리고 지난해 약 150회로 나와 있었다.
모두 합치면 약 160회 정도가 합동참모본부 자료에는 누락돼 있었던 것이다.
군 관계자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레이더로 집계한 수치와 백두정찰기로 수집한 신호정보(SIGINT)을 토대로 수집한 정보가 다소간 차이 날 수 있지만 이렇게 큰 숫자가 나오기는 어려워서다.
매체는 한 관계자가 "의도적으로 숫자를 만졌다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고 전했으며, 또 한 관계자가 "우리 정부가 중국 눈치 보기를 하고 있다고 비칠 수 있다"라고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시진핑 주석의 방한 전 '대중 비난 여론'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