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노숙자 의료봉사 다닌 94세 '할머니 의사' 한원주 선생 별세

최고령 현역 의사였던 한원주 선생이 9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입력 2020-10-05 15:46:18
KBS '인간극장'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국내 최고령 현역 의사인 한원주 매그너스요양병원 내과 과장이 별세했다. 향년 94세.


5일 경기 남양주 매그너스요양병원과 유족 측은 한원주 매그너스요양병원 내과 과장이 지난달 3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한 의사는 지난달 7일까지 직접 환자를 진료하다가 지난달 중순 노환이 악화해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삶의 끝을 직감한 그는 지난달 23일 매그너스요양병원으로 돌아왔다.



KBS '인간극장' 


말년을 헌신했던 병원에서 영면에 들겠다는 것이 한 의사가 오래전부터 밝혀온 뜻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의사는 생의 마지막 일주일을 병원에서 보낸 뒤 영면에 들었다.


생전 한 의사는 전재산을 모두 기부하고 고령에도 현직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것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독립운동가이자 의사였던 아버지 한규상씨와 독립운동가 어머니 박덕실씨 사이에서 태어난 한 의사는 1949년 고려대 의대 전신인 경성의학여자전문학교를 졸업해 산부인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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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남편과 미국으로 유학 가 내과 전문의를 딴 뒤 귀국해 병원을 운영해왔다.


그러던 중 40여년 전 남편의 죽음을 계기로 병원을 정리한 뒤 의료선교의원을 운영하며 수십년간 무료 진료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후 80대 중반의 나이에 요양병원 의사로 일하기 시작해 별세 직전까지도 매일 1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했다.


매그너스요양병원 관계자들은 정신적 지주였던 한 의사의 소천에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의사가 별세 전 가족과 병원 직원들을 향해 남긴 말씀은 "힘내", "가을이다", "사랑해" 단 세 마디였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