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동현 기자 = 일정 기온이 넘어가면 자신을 태워 '분신자살'하는 꽃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식물계의 사이코패스'라 불리는 시스투스(Cistus)에 대한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국명 '반일화'라는 이름을 가진 이 식물은 록로즈 반일화과에 속하는 속씨식물이며, 모로코, 포르투갈, 중동, 지중해 분지 등에 서식한다.
반일화가 유명해진 이유는 주변 식물들을 태워버려 그 재를 기반으로 번식하는 무시무시한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일화는 기온이 35도를 넘으면 인화성이 높은 분비액을 내뿜어 자연발화를 유도한다.
놀라운 점은 반일화가 이 희한한 행위를 하기 직전에 내화성이 있는 물질로 코팅된 씨를 자신의 주위에 잔뜩 뿌린다는 것이다.
씨앗이 최적의 조건에서 발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햇볕과 신선한 비료가 필요하다.
반일화는 씨앗 주변의 식물들을 몽땅 태워 비료로 삼고, 햇빛을 독점하기 위해 이러한 행위를 벌이는 것이다.
실제 이 과정에서 주변 식물뿐만 아니라 숲 전체가 다 타버리는 일도 허다하다고 한다. 정말 이기적인 자손 번식이라 할 수 있겠다.
1960년대 작성된 '반일화의 연료 수분과 인화성'이라는 연구 리포트에 따르면 반일화는 송로버섯 등의 주변 식물들과 공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반일화는 다른 식물의 숙주가 되는 것을 자처해 영양분을 빨아 말려 죽인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사실 반일화가 이렇게까지 이기적인 방법으로 번식한 꽃은 단 하루밖에 피지 않는다. 거기다 꽃말 또한 매우 섬뜩한데, 반일화의 한국 꽃말은 '인기', 일본 꽃말은 바로 "나는 내일 죽습니다"다.
주변의 치명적인 민폐를 끼치며 자손을 번식하는 식물 반일화의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진짜 무서운 식물이다", "사이코패스가 따로 없네", "내 주변에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