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명절 때나 얼굴을 볼 수 있는 귀여운 조카들과 친척들이지만, 그 만남이 늘 반가울 수는 없는 법이다.
특히 이제 막 말이 트이기 시작한 3살에서 7살 사이의 어린 조카들은 '조카몬'(조카와 몬스터의 합성어로, 말썽쟁이 조카들을 비유한 말)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사촌 누나, 형들을 힘들게 하는 존재다.
특히 집이 큰집일 경우에 온 가족들이 그곳에 모이게 되는데, 어른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히 사촌동생들은 누나, 형들의 차지가 된다.
어린 조카들은 오랜만에 본 사촌이 그저 반갑다. 그래서 이들의 방에 들어가 마음대로 컴퓨터를 만지거나 누나, 형이 아끼는 물건을 던지며(?) 논다.
악의는 없지만 이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가족들도 꽤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 명절에 마주한 '조카몬'들을 집에 있는 고양이가 물리쳐줬다는 글이 왠지 모를 '사이다'를 안겼다.
누리꾼 A씨는 명절을 맞아 가족들이 집에 방문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 방에 와서 내가 만든 클레이 아트 캐릭터로 소꿉놀이하는 7살짜리 여자 조카랑, 역시 내방 컴퓨터를 하면서 다 흘리고 치토스를 먹는 초등학생인 그 애 오빠가 있었다"며 서두를 시작했다.
하지 말라면 울고불고 난리를 피우는 통에 A씨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괴로워하고 있을 때였다. 집에 있던 고양이가 집사인 A씨의 기분을 알아챈 것인지 7살 조카에게 가서 몸을 비비며 귀찮게 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조카가 가지고 놀던 클레이 아트를 부수고 조카를 '앙'깨물어 버렸다. 조카가 내내 안고 있던 '애착 곰인형'도 가차 없이 날카로운 발톱으로 할퀴어 찢어버렸다.
결국 엉엉 울던 7살 조카는 외숙모에게 끌려가 상처를 치료받아야 했다.
옆에서 컴퓨터로 오버워치를 하던 남자 조카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양이는 여자 조카가 자리를 뜨자 컴퓨터 앞으로 가서 키보드 위에 주저앉았다.
조카의 치토스에 머리를 넣어 훔쳐먹기까지 했다. 화가 난 조카가 고양이의 꼬리를 잡으며 "저리 꺼져!"라고 소리치자 고양이는 순식간에 '호랑이'로 변했다.
하악질을 하며 '냥냥 펀치'를 사정없이 날리는 고양이의 공격에 초등학생 남자 조카는 너무 놀라 눈물을 쏟으며 방에서 쫓기듯 나갔다.
어른들은 어린 조카들이 무서워하는 걸 보며 집사인 A씨에게 "고양이를 붙잡고 있어달라"고 부탁했다.
덕분에 A씨는 고양이를 붙잡는단 명복으로 방에 홀로 있을 수 있었다. 그는 "우리 집 냥이에게 상으로 추르를 줬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에는 못마땅했던 고양이의 까칠한 성격 덕분에 명절에 홀로 쉴 수 있었던 A씨 사연에 누리꾼들은 "내 방에 고양이 한 마리 놓아드려야겠다", "조카몬 잡는 냥냥 펀치네"라며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벼룩시장 구인구직이 직장인 7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직장인 절반 이상이 "명절 연휴 차라리 출근이 낫다"고 답할 만큼 명절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답했다.
자주 보지 못하는 가족들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명절이 기쁘기 위해서는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