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 5명 중 1명 "여자가 키스 동의했으면 섹스도 OK 한 것"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성인 남성 22.9%가 키스 동의와 성관계 동의를 동일시했다.

입력 2019-04-21 14:59:59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남성 5명 중 1명은 '키스' 동의를 '성관계' 동의와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의 성·재생산 건강 및 권리 보장을 위한 정책 방향과 과제'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행했다.


해당 연구는 성적 동의와 자기결정권에 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19~64세의 성인 남녀 1,8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이뤄졌다.


연구에 따르면 "키스에 동의했으면 성관계도 동의한 것이다"라는 질문에 여성은 단 8.4%만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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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남성은 22.9%가 키스에 동의했으면 성관계도 동의한 것이라고 답해 여성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또한 "성관계는 할 때마다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에 대해서는 여자 6.7%, 남자 19%가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남성 사이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에 관한 의견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수치상으로 드러난 것이다.


연구진은 "남성은 여성보다 상대방과의 성적 동의와 의사 존중의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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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연구진들은 성적 동의 없는 가해 경험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나는 상대방이 원하는지 확인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키스한 적이 있다"는 질문에 여성은 3.9%만이, 남성은 21.8%가 그렇다고 답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나는 상대방이 원하는지 확인하지 않고 상대방의 가슴이나 성기를 만진 적이 있다"는 질문에도 여성의 3.8%, 남성의 19.2%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성 관련 행위는 범죄"라고 지적하며 "여성의 성과 재생산 건강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남성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